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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대 앞서간 마광수 "미술의 가장 큰 매력은 언어 초월""미술은 아이디어 싸움…미술계 고정관념의 룰 깨고 싶다"
  • 김대희 기자
  • 입력 2013.11.13 13:37
  • 수정 2013.12.13 15:46
  • 댓글 0
   
▲ 대학교수이자 소설가로 유명한 마광수 교수를 그의 자택에서 만났다. 마 교수는 미래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술은 아이디어 싸움이다. 미술계 고정관념의 룰 깨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김대희 기자)

“미술이 문학보다 좋아요. 미술은 아트라는 이름으로 세계 어디서도 통해요. 미술의 가장 큰 매력은 언어를 초월한다는 것이죠. 가장 자유로운 예술이 바로 미술이 아닌가 생각해요.”

12일 대학교수이자 소설가로 유명한 마광수 교수를 그의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이뿐만이 아니라 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그리고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서 문학과 미술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을 들어봤다. 유명인사인 만큼 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지만 유명세를 타게 된 이유는 그가 바란 결과는 아니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인 그는 요즘 그림에 빠져있었다. 올해도 책을 5권 냈을 정도로 왕성하게 글을 쓰고 있지만 미술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희열을 느낀다고 얘기했다.

“그림을 그리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한마디로 그림은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고 마음이 가는대로 그리며 희열을 맛보지만 소설은 많은 부분들을 맞추어 나가면서 쥐어짜야 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글도 여전히 쓰지만 이제는 그림으로 해보려 한다. 그동안 그를 따라다닌 19금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적지 않은 피해도 많았다고. 성(性)표현의 자유를 담은 그의 몸부림은 잘못된 인식으로 이어져 힘든 시간을 보낸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까운 일본 그리고 서양의 성문화와 비교해서 아직 우리나라의 수준은 갈 길이 멀다고 피력했다.

“마광수하면 야하다는 수식어가 항상 붙을 정도였어요. 최근에는 영화나 공연의 19금은 많이 보면서 책 19금은 안보려해요. 책은 고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예전에는 그림도 성(性)을 표현했지만 이제는 그런 그림은 그리지 않으려고 해요. 그동안 구상 그림만을 그려왔는데 비구상이나 반비구상 그림으로 그릴 계획이에요. 또한 캔버스가 아닌 종이작업으로 수채화나 파스텔 또는 먹이나 크레파스를 이용해 그릴 예정이에요.”

잘못된 오해로 19금이나 야하다는 수식어가 붙어버린 그는 그 자신도 이젠 지쳤다고 한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외쳤을 뿐인데 아무도 알아주거나 함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그가 한 세대 앞서 실천했지만 오히려 그에게 독(毒)이 된 셈이라는 얘기다.

   
▲ 대학교수이자 소설가로 유명한 마광수 교수. (사진=김대희 기자)

먹과 파스텔 등 수채화 작품으로 진정한 미술의 가치 전하고파

그는 미술에서도 그 만의 고집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화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화나 아크릴을 배제한 체 사실 한국화단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수채화나 파스텔 또는 먹이나 크레파스를 이용해 그리겠다고 한다. 미술 작품의 기본은 캔버스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종이나 한지로 작업한다는 계획이다.

“고흐나 에곤쉴레, 윌리엄터너 등 유명 화가들도 알고 보면 수채화를 더 많이 그렸어요. 그들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화가들인 만큼 작품 가격이 비싸죠. 헤르만 헤세의 수채화는 가격이 엄청 높아요. 사실 파스텔 색조가 참 예쁜데 우리나라에는 파스텔 화가가 거의 없어요. 가격이 싸고 돈이 안 되는 이유가 크죠. 이걸 바꾸고자 해요. 그동안의 룰을 즉, 미술시장의 고정관념을 깨보고자 해요.”

예전에도 먹으로 그림을 그려왔던 그는 “동양의 힘은 먹이에요. 흑백이 참 멋있어요. 먹을 이용한 작업도 계속 하려고 하죠. 다양한 재료로 작업하는데 크레파스를 좋아해요. 크레파스는 동심을 나타내기에 안성맞춤이죠. 미술은 재료가 아닌 아이디어 싸움이에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산토리니 서울 갤러리에서 ‘소년, 광수’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먹과 파스텔을 이용한 수채화 작업으로 좋은 호응을 얻은바 있다.

자신의 값어치를 다시금 인정받고자 노력할 계획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하고 그려왔다는 그는 국문과를 지망하기전 미대를 갈까 고민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오랜 시간 글을 써온 그가 미술에 느끼는 매력을 무엇일까?

“문학은 문법의 지배를 받으며 언어의 장벽이 존재해요. 미술은 세계 어디서나 아트라는 이름으로 통하자나요. 바로 언어를 초월한다는 점이죠. 진정한 예술은 음악과 미술이 아닌가 해요. 시공을 초월하는 힘이 있어요. 그중에서도 미술이 음악보다 더 자유로운 예술이라 생각해요.”

사실 알게 모르게 매년 초대전이나 그룹전으로 작품을 선보여온 그는 2011년에는 개인전을 3번이나 했을 정도로 꾸준히 전시를 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다양한 현대미술을 많이 보며 관련 서적도 구입해 공부도 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작업도 이어가지만 새로운 신작을 선보일 전시도 준비중이라고 귀띔했다.

“‘즐거운 사라’ 때문에 구속되고 난 이후 1년을 쉬면서 그림만 그렸어요. 그러고 나서 전시를 열었는데 그 당시 반응이 좋았죠. 그때는 지금과 달리 경기도 좋을 때였고…. 요즘에는 경기도 안 좋고 책이 너무 안 팔려요. 미술시장도 마찬가지죠.”

한편으로는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그는 이제라도 자신을 바라보는 잘못된 선입견을 바로 잡아나가고자 했다. 어찌 보면 그만의 잘못이 아니다. 이 사회의 그릇된 문화정책의 피해자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다가오는 2014년에는 자신이 다시 부각돼서 그의 주장이 사회에 반영되고 그동안의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책도 그림도 제대로 된 값어치를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김대희 기자

 

김대희 기자  newsmoney@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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