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재협상 과정서 미국 압박 거세질 듯…업계 "오해 많아"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과 자동차와 철강 부문을 콕 집어 무역 불균형을 지적하면서 향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과정에서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타격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불만을 표시한 분야는 자동차와 철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굉장히 심각한 자동차라든지 철강의 무역 문제에 대해서 지난 밤에 이야기를 했고 문 대통령께서 이런 저의 우려 표명에 대해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저는 한국 측에 중국의 철강 덤핑 수출을 허용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역시 "(한미 무역 불균형의) 가장 큰 단일 요인은 자동차 무역이며, 미국산 자동차를 수출하는데 많은 비관세 무역장벽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정용 파이프와 철강제품 수입 문제인데 한국은 이 시장이 없어서 전량 수출하고 있다"고 덤핑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은 한국이 값싼 중국산 철강 제품을 수입해 이를 재가공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히면서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무역 불균형을 지적했던 자동차‧철강 업계는 미국이 오해를 하고 있다며 해명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FTA로 관세를 인하하긴 했으나 폭이 크지 않다. 한국 차를 미국으로 수출할때 부과되는 관세는 2012년 FTA 발효 뒤 4년 간 2.5%였다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철폐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한국산 자동차 미국 수출 물량이 감소 추세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차 미국 수출물량은 약 96만4000대로 2015년(106만6000여대)에 비해 약 9.6% 줄었다.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자동차 국내 수입이 함께 늘어난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6만99대로, 2015년 대비 22.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철강 업계도 미국의 무역 불균형 지적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미 미국 정부는 한국산 열연, 냉연 품목에 각각 최대 61%, 65%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후판과 유정용 강관에도 각각 최대 11.7%, 24.9%의 높은 반덤핑·상계관세가 확정됐다. 일부 제품은 이 때문에 사실상 수출길이 막혔다.

미국이 지적한 중국산 철강 제품이 한국을 경유해 미국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또한 미국 철강사들도 중국산 유정용 강관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지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철강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가 적용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판단이 설 경우 관세 제한이 사라지고 수입도 직접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자국 산업보호법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