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팔이'서 멈추지 않고 첨단 기술 적용해 '문화'로 확산

한 직장인이 아케이드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사라졌던 롤러스케이트장이 돌아왔다. 동네 형들의 아지트였던 오락실도 하나 둘 씩 다시 생겨나고 있다. LP플레이어 등 예전 모습을 복원한 제품들로 채워진 이 곳에 방문하는 손님들의 모습도 큼지막한 귀걸이와 안경, 청자켓, 로고 박힌 티셔츠 때문인지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문화를 관통하는 테마는 '레트로'다. 80~90년대 문화격변기를 주도했던 아이템들이 돌아와 인기를 끌고 있다.

'레트로'는 옛날 말로 하면 '복고'다. '추억팔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첨단 기술을 더해 유행에 맞게 재해석하면서 '레트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사실 레트로의 중심에는 3040세대가 있다. 성인이 된 이후 자금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할 수 있게 되자 어린 시절 갖고 싶었던, 혹은 갖고 있었던 아이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게 배경이 됐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에서는 구형 제품을 판매하는 글이나 구한다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고가의 금액도 불사한다.

단종된 10만원 짜리 레고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상품이 됐고, 80년대 유행했던 게임기는 작동만 된다면 50만원에도 사려는 사람이 나타날 정도다.

일부에서는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옛날 제품을 판매하는 장터를 열거나 전문적으로 옛날 제품들을 고쳐 판매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쯤 되자 유통업계가 먼저 단종 제품을 복원해 판매에 나섰다. 과자, 아이스크림 등 옛날 먹거리에 국한됐던 아이템도 여러 업계에서 뛰어들면서 점차 패션, IT 기기,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됐다. 

단순히 복원만 한 게 아니라 내부에 최신 기술을 적용해 지금 당장 즐기더라도 어색함이나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전에 없던(실은 이미 사라져버린) 새로운 문물을 접하게 된 1020세대들에서도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특히 디지털의 차가움만 느끼던 이들이 레트로가 갖고 있는 아날로그의 따뜻함을 경험하면서 더 열광하게 됐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감성만으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감성과 기술적인 새로움이 어우러질 때 레트로 마케팅의 기반이 되는 '공감'이 형성된다"며 "이 포인트가 과거 레트로와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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