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형 금융팀 기자

최근 가상화폐 중 하나인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연초 1만원 대에 불과하던게 지금 40만원까지 올랐으니 그럴만 하다.

6개월만에 수익률 4000%인 투자처가 어디 있었던가?

문제는 가격이 오르다보니 구조나 개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까지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상화폐 모니터링 사이트에 따르면 이더리움 거래량의 38%가 한국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돈 대신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이더리움을 받아주는 매장은 한 곳도 알려져 있지 않다.

그나마 비트코인은 코인맵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70여 곳이 확인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더리움에 환호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거품이다. IT업계에서는 이더리움 때문에 컴퓨터도 살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할 정도다. 

이더리움은 채굴(마이닝)이라고 불리는 복잡한 연산과정을 통해 답을 구하면 받을 수 있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하는 CPU보다 수식 계산 장치가 많은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좋을수록 이더리움을 캐내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더리움이 인기를 끌자 거래소를 통해 투자하기보다 직접 채굴해 획득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성능 좋은 그래픽카드를 찾는 사람이 증가해 품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돈다발을 들고 다니며 그래픽카드를 몽땅 쓸어가는 사람을 봤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지금이야 매수자가 있어 이더리움이 비싼 값에 팔리니까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만원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수요가 사라지게 되면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릴 수 있다.

이더리움 거래 시장은 법 적용 전혀 받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금을 보호해줄 장치는 어디에도 없다.

멀리도 말고 바로 지난 3일만 보더라도 비트코인은 19% 하락하면서 1코인당 1000달러 가까이 증발했다. 지난 2014년에는 마운틴곡스라는 사이트가 해킹되면서 가격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도 같은 길을 걷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우스개소리로 한 달만 지나면 이더리움 채굴에 사용됐던 그래픽카드 '노동자에디션'이 중고시장에 대거 풀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더리움에 투자를 하겠다는 건 말리지 않는다. 투자는 말 그대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한 거니까.

그런데 최소한 이더리움이 뭔지는 알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누가 거래사이트에서 구입한지 일주일만에 두배가 됐다더라는 소문이나 어느 그래픽카드가 가격대비 성능이 좋아서 채굴을 잘 할 수 있다는 말만 듣고 투자했다가 왜 돈을 잃는지도 모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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