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셋 중 하나 비정규직으로 비중 30% 넘어…정규직 전환 해결할 과제 많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한 일자리 상황판 모니터를 보며 현황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공기업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에 맞춰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변화의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권교체에 따라 공기업 운영에 대한 철학이 바뀌는 만큼 이미 많은 공기업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공기업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잇달아 선언하면서 새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81만개 공공 일자리 창출은 임기 내 계속 추진된다. 문 대통령이 창출하겠다고 공약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는 ▲소방관, 경찰, 군인 등 국가가 직접 고용하는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 ▲국공립 병원, 어린이집 등 공립시설에서 일하는 직원 일자리 34만개 ▲공기업,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경비원, 청소부 등 계약직 근로자 일자리 30만개 등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10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올해부터 1만2000명의 공무원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이후 5년간 공무원 인원수를 순차적으로 늘려 5년 후 17만4000개의 일자리 창출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공공기관 및 부설기관 355곳의 비정규직 수는 14만4200명으로 전체 직원(42만9200명)의 33.6%에 달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통해 공기업 청년 일자리를 현행 3%에서 5%로 늘리겠다고 밝혀 향후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의 중심에 공기업이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일자리가 233만개로 전체 취업자 가운데 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채용. (그래픽=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행정자치부에서 중앙·지방정부 공무원 통계를 집계했지만 공공기관까지 포함한 공공부문 일자리 통계는 처음이다. 정부는 이번 통계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공공부문 일자리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일반정부 일자리는 199만개, 공기업 일자리는 34만6000개로 총 공공부문 일자리는 233만6000개를 기록했다. 전년도 공공부문 일자리 230만8000개 보다 2만8000개(1.2%)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수 대비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은 8.9%로 일반정부와 공기업이 각각 7.6%, 1.3%를 차지했다. 중앙정부 일자리는 74만9000개로 전체의 32.1%를 차지했으며 지방정부는 121만4000개로 52.0%, 사회보장기금은 2만6000개로 1.1%를 기록했다. 공기업 중 비금융공기업은 32만개(13.7%), 금융공기업 2만6000개(1.1%)였다.

산업별로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이 49.5%, 교육서비스업이 29.9%로 전체 79.4%에 달했다.

일반 정부의 경우 교육이 68만8000개(34.6%), 일반공공행정 62만5000개(31.4%), 국방 24만개(12.0%), 공공질서와 안전 19만3000개(9.7%) 순이었다.

행정·입법·사법 등 정부기관 일자리는 182만4000개로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 등에 가입된 공무원은 126만5000개(69.3%), 그외 무기계약직과, 임시직 등 비공무원은 55만9000개(30.6%)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는 사회보험과 연금, 과세자료를 기준으로 근로자를 파악했으며 비정규직을 최대한 포함하기 위해 일용근로자 경우 12월을 기준으로 기간을 따져 일자리수를 산정했다.

다만 전체 공공부문 일자리 통계는 처음이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드러났다. 집계에 기준이 된 사회보험이나 건강보험 자료 등에 비정규직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부처 개편안이 발표된 6월 5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사진=뉴스1)

한편 공기업의 비정규직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정작 직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인 셈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 3월까지 최근 5년간 국내 35개 공기업의 비정규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비정규직 직원은 5만7031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은 전체 직원 17만1659명 중 33.2%를 차지했다.

특히 5년간 비정규직이 늘어난 속도는 정규직의 4배에 달했다. 최근 문 대통령의 방문과 함께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밝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정규직 비중이 85% 수준으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마사회 역시 이 비율이 80%를 넘었다.

이처럼 실제 이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상태로 먼저 선행되고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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