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김용환 회장 하마평 '오르락'…회장 자리 떠나면 그룹 타격 불가피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왼쪽)과 NH농협지주 김용환 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하마평만 무성한 금융위원장 인선에 KB금융지주와 NH농협지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금융위원장 인선이 새 정부 출범 한 달 째 미뤄지면서 내정자에 대한 하마평만 무성해지고 있다.

거론되는 인물만 해도 관료 출신인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학계의 이동걸 동국대 교수, 정치인 출신 김기식·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간 출신 KB금융 윤종규 회장, NH농협금융 김용환 회장,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등 10여명에 달한다.

가계부채나 대기업 구조조정, 4차 산업혁명 등 굵직한 사안이 걸려있다보니 '민간 출신이 잘할 것'이라거나 '관료출신이 유력하다'는 등의 설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다.

특히 윤종규 회장과 김용환 회장이 민간출신으로 하마평에 오르자 KB금융과 NH농협금융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KB금융 내분을 봉합하기 위해 취임해 KB국민은행장까지 겸임하면서 조직을 다독였다.

또 현대증권·KB손해보험 인수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키고, 수익구조를 바꾸면서 크게 벌어졌던 신한금융과의 실적차이를 거의 다 따라잡았고, 올해 들어서는 역전의 발판까지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회장도 2015년 4월 취임한 뒤 지난해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해 안고 있던 대규모 부실을 모두 털어냈다. 심지어 적자였던 실적을 연말에는 흑자로 돌려세웠다.

기울어지는 실적을 뒤집는데 성공한 두 회장들은 지주에서 가장 필요한 인물이 됐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 4월 NH농협금융에서는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윤 회장도 오는 11월 임기 만료 후 연임한다는게 업계의 평이다.

그런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니 두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업적으로 보자면 금융위원장이 훨씬 더 좋은 자리일 수 있다"면서도 "은행들이 한창 실적을 내는 시기에 뛰어난 수장이 빠져나가버리면 금융사 입장에서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에서 내리는 것만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일을 잘 하고 있는 분을 빼가는 것도 일종의 낙하산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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