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 해운 실소유주 부인…세월호 유족에 눈물 사과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인 유섬나 씨가 프랑스 파리에서 11시간가량 비행을 거쳐 7일 오후 3시께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2014년 4월 체포영장이 발부돼 도피 생활을 한 지 3년 2개월여 만이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인 유섬나 씨가 프랑스 파리에서 11시간가량 비행을 거쳐 7일 오후 3시께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2014년 4월 체포영장이 발부돼 도피 생활을 한 지 3년 2개월여 만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파리 현지로 검찰 호송팀을 보냈으며, 유섬나 씨가 항공기에 탑승할 때 프랑스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아 곧바로 그를 체포했다.

유 씨는 세모그룹 계열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원을 받는 등 49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유 씨는 인천지검에 도착해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차례로 답했다.

그는 송환을 거부하고 도피생활을 한 이유에 대해 "저는 도피를 한 적이 없고, 지난 시절 무자비한 공권력으로부터 저를 보호할 방법을 찾았다. 해외에 다른 법으로부터라도 보호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기다렸다"고 답했다.

유 씨는 이제는 공정한 심사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해 어떤 마음이냐는 질문에 유 씨는 울먹이며 "지금도 가슴이 아프고, 죽어간 어린 생명들을 생각하면 매일매일 물이 닿을 때마다 아픈 가슴을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분들에게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유 씨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와는 그의 출소 후 만났고, 차남 혁기 씨와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51)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7일 오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 참사와 청해진 해운, 그리고 유병언 일가의 연관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부친 유 전 회장이 청해진 해운의 실소유주라는 말은 "믿지도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청해진 해운 경영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며 관여한 바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되게 주장했다.

유 씨는 492억원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딱 잘라 말했다. 일평생 일을 하면서 살았으며, 일한 대가로 보수를 받은 것 외에 횡령·배임은 없었다는 게 유 씨의 입장이다.

한국송환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선 "그 당시에 정치권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여러분들 다 아실 거다. 그리고 저로 인해 가지고 다른 분들이 수사를 받을 때 강압적인 수사를 받았고 그로 인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못 했다고 저는 믿고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기다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유 씨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 뒤, 이르면 오는 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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