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담배회사 신제품 출시 ‘선방’…정부 금연정책 무의미 ‘논란’

BAT 코리아의 가열담배 ‘글로(glo™)’.(사진=BAT 코리아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 경쟁이 시작될 전망인 가운데 정부의 금연정책과 관련된 유해성 및 과세 논란이 일고 있다.

먼저 필립모리스코리아가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가운데 경쟁업체인 BAT코리아도 제품 생산 준비를 마쳤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배를 태울 때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가 없는 제품으로 흡연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과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데 일반 궐련형 담배 대비 값이 수익성이 뛰어난데도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덜 검증 됐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국내 시장에 궐련형 전자담배를 가장 먼저 출시한 곳은 필립모리스코리아다. 이 회사는 전국 편의점 CU와 전용 매장에서 본격적으로 아이코스를 판매한다. 이 제품은 먼저 출시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지난달부터는 사전판매가 시작되면서 아이코스 전용 매장에 길게 줄이 늘어서기도 했는데 이는 출시 전에 아이코스를 직접 체험해보고 정상판매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한 이들이 몰려서다.

편의점 CU는 지난 5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정식 판매하고 있다. CU는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점포에서 예약 구매 신청을 받았으며 예약 물량과 함께 여유의 한정 물량이 5일부터 서울 지역 2000여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다.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아이코스는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담뱃잎으로 만든 고체형 스틱을 충전식 전자장치에 꽂아 쓰는 새로운 개념의 궐련형 전자담배다. 현재 영국·독일·이탈리아·스위스를 비롯한 25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아이코스의 가격은 12만 원이다.

BAT 코리아는 지난 5일 사천공장이 제2, 3공장 증축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축을 통해 BAT 사천공장은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 전용 담배인 ‘네오스틱(Neostiks™)’ 생산을 담당하게 됨에 따라 ‘글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BAT의 아시아 수출 허브로 거듭날 예정이다.

사천공장에서 생산하는 ‘네오스틱’은 BAT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인 ‘글로’ 전용 담배로 기기를 통해 가열돼 증기를 생성하며 일반담배와 유사한 맛을 내면서도 잠재적으로 유해성을 줄이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BAT코리아의 네오스틱 생산 설비.(사진=BAT코리아 제공)

지난해 6월 착공된 BAT 코리아 사천공장은 이후 약 2000억원의 투자를 통해 제2, 3 공장을 동시에 신축하고 지역 내 인재 200여명을 채용했다. 특히 BAT 코리아 사천공장은 국내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담배회사 들 중 유일하게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전용 ‘네오스틱’의 전담생산시설을 갖춘 제조사가 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는 지난해 12월 일본 센다이 지역에 최초로 출시됐으며 출시 6개월만에 지역 내 담배시장 7%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BAT 재팬은 7월 ‘글로’의 판매지역을 도쿄, 오사카, 미야기 지역 등으로 확대하고 올해 안으로 일본 전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BAT 코리아도 ‘글로’의 연내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국내 생산되는 ‘네오스틱’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 정식 출시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계 담배업체의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1위 사업자인 KT&G도 지난해부터 전자담배 개발과 관련된 전담팀 인원을 확충하고 독일업체에 발주를 넣는 등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궐련형 전자담배가 흡연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다.

아이코스 본체는 12만원을이며 원료가 되는 히츠는 갑당 4300원으로 통상적으로 판매되는 일반 궐련담뱃값인 4500원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과세기준이 미흡해 세금을 덜낸다. 정부는 지난 23일 국무회의를 통해 ‘아이코스’처럼 연초 고형물을 흡입하는 형태도 전자담배에 포함하기로 했다. 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아이코스는 갑당 약 2000원의 세금이 붙는다. 이는 일반 담배의 60% 수준이다.

유해성 논란도 여전해 현재 학계와 업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유해성분이 적게 나온다고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보건 및 금연단체들 사이에서는 외국계 담배업체들이 정부의 금연정책을 희석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전자담배 수입을 통해 담뱃세를 늘리고 혐오스러운 담뱃갑 경고그림을 넣는 등의 정책이 무의미해진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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