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장점유율 삼성의 10분의 1 수준…현지 공장 건립·가성비 마케팅 확대

애플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른바 ‘반값 아이폰’을 출시할 계획임이 알려지며 삼성전자가 시장 왕좌를 뺏길까 노심초사 하는 모양새다. /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진행된 갤럭시S8 미디어 행사. (사진=삼성전자)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애플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른바 ‘반값 아이폰’을 출시할 계획임이 알려지며 삼성전자가 시장 왕좌를 뺏길까 노심초사 하는 모양새다.

1일 글로벌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4월부터 인도 시장에서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를 출시한다. 해당 제품의 출고가는 2만루피(약 35만원)으로 지난달 3만9000루피(약 68만원)보다 절반가량 저렴해진 가격이다.

애플은 반값 아이폰 출시로 현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공략이다. 포화상태로 접어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 가성비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올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 인도의 비중은 2011년 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5%까지 늘었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하지만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천하’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애플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약 2%에 불과한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2%을 기록, 애플에 비해 10배 이상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SE'. (사진=뉴스1)

○ 현지 생산 통해 관세 면제·값싼 노동력으로 원가 절감 효과 노려

애플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는 인도 시장이 20만원대 이하 저가 제품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휴대전화 평균 판매가격은 155달러(약 17만3770원)에 책정돼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현지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지난해 20만원대인 중저가 갤럭시J 시리즈를 내놨다. 그러나 같은 시기 애플은 중저가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심지어 애플이 출시한 제품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인 아이폰SE도 인도 현지에서 지난해 60만원대로 출시되며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잘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에 생산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에 공장을 세우면 인도 정부가 해외 생산 스마트폰 완제품에 부과하는 12.5%의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고, 값싼 현지 노동력을 이용하면 제품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인도 시장을 7∼10년 전 중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면서 “인도에서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이 현지 생산을 시작하고 제품 출고가를 낮춰 출시한다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업체는 단연 삼성전자다. 이미 전 세계 주요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애플이 저가 경쟁력까지 갖추면 인도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애플뿐 아니라 구글, 화웨이 등 대부분 경쟁사가 인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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