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국은 기본, 생선구이까지 없는 게 없다…요리하는 즐거움에 손맛까지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고객이 1인 가구를 위한 레토르트 식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1인 가구가 유통업계의 주요한 소비층으로 급격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에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이들의 경제 활동을 일컫는 ‘1코노미(1conom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가운데 유통업계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과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혼밥, 혼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식음료 및 외식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15년 기준 ‘27.2%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소비시장 중심세력으로 등극했다. 앞으로도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져 2020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약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1인 가구와 함께 맞벌이가 증가하면서 직접 요리하는 가정은 줄고 가정간편식(HMR)을 이용해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를 준비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의 가공식품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HMR) 출하액은 2011년 1조1067억원에서 2015년 1조6720억 원으로 오르며 5년 새 51.1% 성장했다.

전자레인지 2~3분 가열만으로 흰 쌀밥이 완성되는 햇반은 기본이며 국과 탕류부터 손질하기 번거로운 생선구이까지 등장하면서 가정간편식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가공식품 시장분석 보고서 ‘레토르트 주요 제품군 소매점 판매 점유율 및 순위 변화’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탕류의 판매점유율은 2013년 19.9%에서 2015년 28.2%로 증가하며 수년째 선두를 지키던 카레(2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순대국부터 육개장, 된장찌개 등 다양한 국·탕·찌개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컵반’은 출시 2년 만에 4300만 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혼자서도 맛있는 집밥처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라는 광고 문구처럼 주요 소비 타깃 층을 1~2인 소가구로 삼은 ‘햇반 컵반’은 국밥류와 덮밥류, 냉장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간편한 조리와 장시간 보관 가능한 상온 제품 개발을 통해 ‘한식 HMR 상온 기술’ 역량 확보에 집중했다. 특히 육수와 건더기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분리 살균 방식을 적용한 ‘비비고 육개장’은 집에서 직접 만든 육개장의 맛을 구현했으며 3시간 동안 끓인 양지육수에 양지살과 대파, 토란대 등을 넣어 깊고 깔끔한 맛을 낸다.

이 밖에도 CJ제일제당은 호주 청정우의 사골을 8시간 동안 고아 낸 ‘비비고 사골곰탕’, 육수와 김치, 건더기를 따로 포장해 신선하고 풍성한 맛을 내는 ‘비비고 두부김치찌개’, 한식 메주된장을 사용해 구수한 ‘비비고 된장찌개’ 등 한국인이 즐겨 먹는 대표 메뉴인 탕, 찌개류 간편식을 선보였다.

1인가구를 위한 가정간편식 제품인 도드람 본래순대국, 본래 우거지뼈해장국, CJ제일제당 비비고.(사진=도드람 제공)

도드람은 본격적인 HMR 시장 공략을 위해 식품 전문 제조 기업 ㈜푸르샨식품을 인수하고 도드람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도드람몰을 통해 본래순대국 원팩 제품과 본래 우거지뼈해장국 등 다양한 국 간편식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새롭게 출시된 본래순대국 원팩은 도드람이 운영하는 순대국 프랜차이즈 ‘본래순대’의 대표 메뉴 ‘본래순대국’이 가정간편식으로 재탄생한 제품이다. 진공 포장된 본래전통사골육수와 본래순대염통고명을 간단히 가열만 하면 본래순대 매장에서 먹던 구수하고 담백한 본래순대국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맛과 편리함을 극대화한 ‘맛있는 오뚜기 컵밥’을 출시해 혼밥족과 바쁜 현대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맛있는 오뚜기 컵밥’은 큼직하고 푸짐한 건더기로 한 끼 식사에 적당하도록 만들었으며 각 메뉴 별로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제품을 다양화했다. 현재 김치참치덮밥과 제육덮밥 등 기존 제품에 쇠고기미역국밥, 북어해장국밥, 양송이비프카레밥 등을 추가로 출시해 총 13종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집에서 물을 마시는 1인 가구를 위해 500mL와 2L 제품의 중간 용량인 ‘아이시스8.0’ 1L 페트병을 선보였다. 패키지는 기존 디자인과 차별화된 직사각형 모양으로 제작해 그립감을 향상시켰으며 높이도 500ml와 비슷해 미니 냉장고에도 보관이 가능하다.

동원산업은 1인 가구의 니즈를 반영해 생선구이 가정간편식 브랜드 ‘동원간편구이’를 론칭하고 고등어, 꽁치, 삼치, 가자미 등 생선을 활용한 간편식 8종을 선보였다. 원적외선 오븐으로 구워 겉과 속이 고르게 익은 생선구이를 전자레인지로 30초만 데우면 연기와 냄새 걱정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동원홈푸드 ‘솔트컷 크림소스 가자미 구이’는 가정간편식 전문몰 ‘더반찬’에서 주문 가능하며 깨끗하게 손질한 가자미에 레몬과 허브의 한 종류인 딜로 향미를 더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별도의 생선 손질 없이 프라이팬에 가열만 해주면 요리가 완성돼 간편하다.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 '햇반 컵반' 2년간 누적 판매량이 4300만 개에 이르며 올해말까지는 500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이와 함께 간편함은 물론 요리하는 즐거움과 손맛을 더한 ‘반편식’이 간편식 시장에 급부상하고 있다. 반편식이란 ‘반조리 간편식’의 줄임말로 프라이팬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가열만 하면 요리가 완성되는 간편식과 달리 식재료의 전체 또는 일부가 빠져 있어 일부 식재료를 구매하고 일정 단계의 조리 과정을 거쳐야 요리가 완성된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쿠킷’은 요리에 필요한 부재료와 소스 및 파우더 등으로 구성된 키트 제품이다. 주재료는 소비자가 직접 준비하고 백설 쿠킷 키트에 동봉된 파우더와 소스로 맛을 가미해 요리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필요한 식재료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덜고 일반 가정에서 맛을 내기 어려운 이색적인 맛의 양념류가 동봉돼 있어 요리 시간을 단축하는 등 간편함을 더했다.

롯데마트의 가정식 브랜드 ‘요리하다’는 주재료와 소스는 제품에 동봉돼 있지만 부재료가 빠져있어 음식을 완성하기 위해 부재료를 직접 구입하고 채소를 다듬거나 볶는 등 별도의 조리과정이 필요하다. 제품 겉면에는 요리에 필요한 부재료의 양과 조리시간 등이 표시돼 있으며 사전 품평회 등 엄격한 품질 관리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일정 수준의 맛을 낼 수 있다.

1인 가구 증가는 외식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실속 메뉴인 간편밥이 뜨고 있다. 간편밥은 지난해를 강타한 가성비 트렌드에, 혼밥족 열기로 인기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죠스푸드의 떡볶이 브랜드 ‘죠스떡볶이’가 지난 3월 출시한 ‘죠스밥’은 간편성을 살린 컵밥 메뉴다. ‘죠스밥’은 죠스떡볶이에서 처음 내놓은 밥 메뉴로 자체 개발한 청양고추볶음밥에 쫄깃한 식감의 런천미트 튀김이 들어가 매콤함과 짭짤한 맛의 조화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치킨 전문 브랜드 ‘KFC’는 치킨과 밥으로 한 끼를 든든히 즐길 수 있는 신메뉴 ‘KFC 치밥’ 2종을 출시해 하루 1만개씩 팔릴 정도로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KFC 치밥은 직접 우리쌀로 지은 뜨끈한 밥 위에 치킨, 볶은 김치, 데리야끼 소스 등 다양한 토핑을 얹은 메뉴로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푸짐한 양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1인 고객이 늘어나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인해 간편밥 메뉴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호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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