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티브로드 노조, 참여연대, 희망연대노조 등이 25일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성과연봉제-희망퇴직-구조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미래경제DB)

회장 재산 10년전 보다 200% 늘었는데도 여전히 경영 악화
사측 회장 살리기에 130억 기부, 3년간 130억 고배당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흥국생명, 티브로드 등 태광그룹 전 계열사에서 성과연봉제·희망퇴직·구조조정이 이뤄지자 이를 규탄하는 집회가 25일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열렸다.

이날 흥국생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티브로드 노조, 참여연대, 희망연대노조 등은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부도덕하고 비상식적인 태광그룹의 적폐를 청산하고 올바른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해 683억원, 티브로드는 703억원의 흑자를 냈음에도 강도높은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흑자를 내고 있지만 조만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단체는 사측의 이런 방침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사리사욕과 불통에 따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 예로 태광산업의 순이익이 기부금 증가와 오너일가에 대한 고액의 배당금으로 인해 크게 줄어들게 됐다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165억원 규모의 기부활동을 벌였다. 전년(36억원)대비 129억원, 4.6배나 증가한 규모다.

이 전 회장이 지난 2011년 회삿돈 421억원을 횡령하고 CJ미디어로부터 채널 배정청탁 대가로 주식을 받아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3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자 이를 피하기 위해 기부활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또 적자가 예상된다면서도 이 전 회장 일가가 티브로드에서 작년 한해 동안 32억원의 배당을 받는 등 지난 3년간 총 132억원에 이르는 고배당을 받아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단체는 이 전 회장의 재산이 1조3110억원이나 되는데다 10년전과 비교하면 무려 196.6% 늘어났음에도 여전히 경영악화라는 이유로 노동자들을 잘라내고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최측 관계자는 "사측이 노동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노동자를 가족처럼 여겼다면 자신의 직장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인력감축과 쥐어짜기로 회사의 경영 악화를 극복하려는 행보를 지속할 경우 맞서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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