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배터리 이어 TV LCD 패널 공급계약 연기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가전라이벌 삼성전자와 LG의 부품 공급 협상이 또다시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 배터리 폭발 사태로 불거진 배터리 공급 협상이 무산된데 이어 LG디스플레이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협상이 수 개월 동안 난항을 겪고 있다.

24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TV용 LCD 패널 공급을 놓고 협상을 벌여온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계약 체결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TV용 LCD 패널 공급 업체 중 하나였던 샤프가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된 이후 갑작스럽게 공급을 중단한다는 통보 받으면서 LG디스플레이와 공급 협상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TV,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전통의 라이벌인 삼성과 LG가 핵심 부품인 패널 계약을 맺은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두 회사의 계약 체결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두 회사는 패널 공급망(SCM)과 가격, 제품 사양 등을 놓고 논의를 이어왔지만, 끝내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방식이 다르다. 통상 TV용 LCD 패널은 크게 VA(Vertical Alignment) 방식과 IPS(In-Plane Switching) 방식으로 나뉘는데, 삼성전자는 VA, LG디스플레이는 IPS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TV LCD 패널 공급협상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스마트폰 배터리 공급 협상에 이어 또다시 부품 공급협상이 불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왼쪽부터)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김현석 사장. (사진=각사 제공)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IPS 패널을 받아 TV를 만들 경우 조립 라인에서 디스플레이 구동칩 회로 변경을 포함한 적지 않은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반대로 LG디스플레이가 VA 방식 패널을 생산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 상승을 감당해야 한다.

공급 가격에 대한 견해 차이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요구한 패널 가격에 LG디스플레이가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과 LG는 국내 가전업계에서 경쟁하면서 그동안 장비나 부품을 서로 공유하지 않는 정책을 펴왔다. 옛 삼성코닝정밀유리가 LCD용 기판을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등 제한적인 경우를 빼고는 협력이 거의 없었다.

또한 LG화학은 삼성과 과거 디스플레이 편광판 등 주요 부분에서 공급 협상을 벌였지만 번번이 막판에 좌절된 바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가 불거졌을 때도 LG화학 배터리 공급 여부를 타진한바 있으나 결국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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