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드보복 여파 판매량 급감…임단협 장기화시 타격 불가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사옥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 들어갔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더해 국내시장에서도 세타2 엔진결함 리콜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노조 측이 예년 수준의 임금인상과 성과급 인상, 정년연장 등을 재차 요구하면서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섭 상견례를 열고 올해 임금 단체협약 협상에 돌입했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현행 만 60세인 정년을 최대 64세로 연장하고, 현재 59~60세 때 임금을 58세 수준으로 유지하는 단협 조항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전체 고용 인원을 줄이지 않는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도 제시했다.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1인당 성과급은 2541만원이 된다. 지난해 현대차 당기순이익의 30%(1조7159억원)를 총 종업원 수(6만7517명)로 나눈 것이다. 이는 대졸 중소기업 정규 신입직 초임을 상회한다. 기본급은 호봉 승급분 2만8000원까지 포함하면 인상 요구액이 총 18만2883원에 달한다. 노조가 요구한 임금 인상액대로라면 성과급을 합쳐 1인당 3031만원 정도가 올라가는 셈이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상견례 자리에서 "회사의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조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며 사측과의 줄다리기를 예고했다.

현대차 입장에선 대내외적인 회사 위기상황에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노조측이 장기 파업에 돌입할 경우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24일 간의 파업으로 14만대의 생산차질을 빚었고 손실 금액만 3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유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세타2 엔진 대규모 리콜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국 시장의 피해는 심각하다. 현대차의 1분기 중국 누적 판매량은 22만9011대로 전년 동기 27만9873대 대비 18.2%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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