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문화경제팀 기자.

[미래경제 김미정 기자] “진짜냐, 가짜냐” 위작 논란이 계속되면서 미술계의 가장 큰 스캔들로 떠들썩한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27년만에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특별전 : 균열’전을 통해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이달 19일부터 2018년 4월 29일까지 일반에 공개한다. 다만 작가 이름 등의 정보를 명기하지 않았고 대신 지금까지 논란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각종 자료도 함께 전시했다.

아직 위작 논란이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가운데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인도’를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미술계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국립현대미술관 바트로메우 마리 관장은 “작품의 진위 여부나 어떤 결론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미인도’가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 감상의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검찰은 ‘미인도’를 천경자 화백의 진품으로 판단했으며 미술관 또한 이를 따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천경자 화백의 차녀 등 유족 측은 지난해 검찰 발표 이후로도 ‘미인도’가 위작이란 주장을 굽히지 않고 항소한 상태다. 아울러 미술관이 ‘미인도’를 공개 전시하는 것과 관련해 미술관 관장 등을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유족측은 미술관이 작가 이름 표시 없이 ‘미인도’를 전시하고 있지만 그림 자체에 천경자 화백의 이름이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마치 천 화백의 작품인 양 표방하며 전시하는 그 자체가 저작권법 위반행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형법 308조의 사자명예훼손죄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공개전시를 결정하고 지시한 관장과 결재권자, 실무자들 전원을 고소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처럼 아직까지 ‘미인도’의 위작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 공개는 그 불씨를 더욱 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반면 미인도를 대중에 공개하며 미술계에서 뿐이 아닌 일반에 공론화 시키려는 속내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쉽게 끝나지 않을 위작 논란이 이번 전시로 인해 미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후폭풍이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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