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우려 확산 등 경기전망지수 ‘90’…8분기 연속 기준치 밑돌아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전통적인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국내 소매유통업체들의 2분기 경기전망이 8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속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영향으로 국내 소매유통업체들의 2분기 경기전망이 8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과 6개 광역시의 1000여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기준치 100에 미달한 90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특히 2분기 기준으로 국제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있었던 2009년 2분기(75)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다. 1분기와 비교해 1포인트 상승했지만 8분기 연속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한상의의 경기전망지수는 기업들이 예상하는 다음 분기 경기 전망을 지표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이 같은 결과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이어지면서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의 경우 중국 롯데마트 99개 지점 가운데 90%가 문을 닫는 등 그룹의 관련 손실이 상반기에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대한상의는 “전통적으로 이사와 입학, 관광 등이 활성화하는 2분기에는 내수 소비가 늘기 때문에 긍정적인 경기 전망이 나오지만 올해는 사드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국내외 정세불안에 따른 소비 위축 등 때문에 유통업계의 분위기가 어둡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사드보복 영향권의 중심에 놓여 있는 백화점(90)과 대형마트(79)를 비롯해 슈퍼마켓(88), 편의점(82) 등이 기준치에 크게 못미쳤다.

반면 인터넷쇼핑(105)과 홈쇼핑(104)은 100을 넘었다. 인터넷쇼핑은 육류와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통업체들은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소비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을 먼저 꼽았다. 조사대상 업체 중 49.5%가 이 항목을 선택했다. 업종끼리, 업종 안에서 경쟁 심화가 각각 15.5%, 10.5%를 보였고 판촉 및 할인 행사(6.1%), 상품가격 상승(5.6%) 등이 뒤를 이었다.

2분기 애로사항으로는 조사대상 업체 중 47.5%가 수익성 하락을 꼽았다. 이 항목을 선택한 업체의 비율은 1분기와 비교해 4.9%포인트 늘었다. 유통업체들은 이밖에도 유통관련 규제 강화(9.6%), 자금사정 악화(8.3%)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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