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은 산업경제부 기자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바야흐로 520만 1인 가구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국내 전체인구 비율 중 27%에 달하는 수준이며, 약 2년 후에는 1인 가구가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외식업계나 유통업계, 여행업계 등에선 1인분 메뉴를 내놓거나 소포장 제품, 싱글 여행상품 등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상품을 점차 늘려나가는 추세다.

그러나 늘어나는 1인 가구에 비해 1인 가구용 상품 가격은 그리 친절하지만은 않다. 특히 1인 가구가 급증함에 따라 인기가 부쩍 높아진 작은 평수의 아파트나 빌라, 원룸 등 소형주택의 월·전세 비용도 최근 살인적인 물가처럼 매년 상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외식업계에선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위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지만, 가격은 6000~7000원 이상은 족히 줘야 사 먹을 수 있다. 오히려 2~3인 세트메뉴가 메뉴 구성으로는 더 저렴하고 알찬 경우가 많다.

혼밥족들 중 다수가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은 취업을 준비하는 고시생 혹은 독거노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비싼 가격이다.

소포장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1인 가구 특성을 고려해 제품량이 1인에 맞춰져 있지만 가격은 2~3인용보다 더 비싼 수준이다. 오히려 3~4인 가족에 맞춰진 대용량 제품이 더욱 저렴한 경우가 많아 1인 가구 소비자들은 남모를 고충에 시달린다.

보통 1인 가구가 대형마트 등에서 식품을 구매할 때면 유통기한 등을 고려하면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기엔 실용성이 낮고, 소포장 제품을 구매하기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1인 가구 중 25% 이상이 소용량 상품의 가격이 일반 상품보다 불합리하다고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요식업체들도 대부분 배달가능 가격 기준을 1만원대 이상으로 정해놓기 때문에 쉽사리 배달음식을 시켜먹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1인 가구는 레스토랑 대신 편의점 도시락 제품을 찾거나 인스턴트식품으로 간단히 때우기 일쑤다.

1인 가구 상당수가 주거비 부담을 못 이겨 1년 마다 이사를 감행하는 등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버는 돈의 30%를 월세에 사용하고 있으며, 주거비가 부담되어 평균 1년3개월에 한 번씩 이사를 감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가구를 포함해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이 7~8년인 점을 감안하면 잦은 이사를 시도하는 셈이다.

게다가 현 주거지원 정책이 신혼부부나 다가구에 초점이 맞춰진 점에 비해 1인 가구를 위한 별다른 주거지원 정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1인 가구는 자가 마련도 힘든 여건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선 2025년이면 전체 인구 중 절반 가까운 인구가 1인 가구가 될 것이라는 통계가 발표됐다. 1인 가구 시대가 10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성비 높은 소용량·소포장·소형제품이 보다 다양하게 출시되고 연령층 별 1인 가구 주거지원 정책 마련 등이 시급해 보인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