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 미래경제 대표.

[미래경제 김석 대표]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부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인 즉, 타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해를 가하면 자신 또한 복수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또 상대에게 가장 큰 복수는 바로 용서라는 말도 있다. 말 그대로 이때의 용서란 상대방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돌아보면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부르는 것은 곧 악연의 연속일 것이고, 복수가 용서를 부르면 그것은 바로 화해의 시작이자, 소중한 인연의 시작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과 CJ그룹 간에 벌어진 사건을 보면 복수가 복수를 부른 모양새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 피를 나눈 형제라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닐진대 돌아가는 행태를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른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촬영) 위반 혐의로 S씨를 구속했다. 

S씨는 CJ그룹 차장급 직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S씨는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들에게 이 회장 동영상을 찍어 오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S씨는 법정 구속된 후 ‘회사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직서를 내 면직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CJ그룹 측은 “회사와 전혀 무관한 개인범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만한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는 아마도 삼성과 CJ 간에 얽힌 악연의 골이 깊기 때문일 것이다. 일례로 지난 2012년 삼성그룹 직원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미행한 혐의로(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 된 바 있다.

당시 이병철 삼성 회장(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회장(이재현 CJ 회장의 부친)은 동생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을 제기한 직후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호텔신라 소유 부지에 대한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이 회장 자택 인근을 둘러본 것은 사실이지만 미행을 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후 2016년 7월 이 회장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의 성매매 동영상은 세상을 발칵 뒤집혀 놓았다. 그리고 약 8개월이 경과한 지금, 해당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지시한 남성이 CJ 직원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말 그대로 복수가 복수를 부른 꼴이다. 이제와 미행이 아니고, 회사와 무관한 개인범죄라고 치부한다손 치더라도 이는 아마도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누군가는 용서를 하고, 화해 모드를 갖추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때이다. 용서가 아닌 복수를 택할지 아니면 용서를 택할지 여부는 혈연으로 맺어진 삼성과 CJ, 둘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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