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시중에 100조원이 넘는 현금이 돌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소비가 위축돼 돈의 유통 속도를 보여주는 지표는 역대 최저수준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이 103조51000억원(말잔)이었다고 밝혔다. 100조원이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폐발행잔액은 2008년 30조원을 넘은 이후 2010년 40조원, 2012년 50조원, 2013년 60조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국은행이 화폐를 발행해 시중에 공급한 뒤 다시 돌아온 금액을 뺀 잔액이다.

최근에는 화폐발행잔액이 통상적으로 매월 1조원씩 늘어왔다. 그런데 지난달에는 설 자금 방출 등의 영향으로 한달만에 6조1277억원이 증가했다.

화폐발행 잔액 중 지폐가 101조316억원으로 대부분이었고 특히 5만원권이 79조9720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77%를 차지했다.

하지만 돈이 도는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는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통화승수(M2/본원통화)는 작년 12월 16.7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통화승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한국은행이 공급한 화폐량에 비해 시중 통화량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또 통화 유통속도(국내총생산/M2)도 작년 9월말 현재 0.6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