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재계 전체가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대기업 수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삼성그룹이나 그밖에도 특혜 논란이 불거진 현대차‧롯데 등 다른 기업들 모두 인사 투자 계획 모두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그룹 수뇌부 인사들이 특검 수사 선상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해당 기업들은 혹시나 그룹 경영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번사태와 관련해 가장 큰 의혹들이 제기 돼 있는 삼성그룹의 경우 특검 수사에 밟혀 대내외 경영 계획이 모두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12월 초 예정 돼 있던 인사 및 조직 개편안은 특검 수사와 관련해 모두 멈춘 상태다. 아무리 빨라도 특검 수사가 종료된 이후인 3월 초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만약 특검이 연장 될 경우 한 달 가량 더 늦춰질 수도 있다.
매해 12월말에 임원인사를 단행해왔던 롯데도 두 달째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롯데가 인사결과에 따라 불거질 수 있는 특검 리스크를 고려해 인사 발표 시기를 특검 이후로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재계 상위 그룹들의 경영 시계가 멈춘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특검 조사도 조사지만 투자와 인사는 별개로 이뤄져야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반면 특검 수사대상에 이름을 오르내리면서도 과감한 투자와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한 SK그룹의 행보는 눈길을 끈다.
SK 그룹당초 계획보다 시기가 조금 늦춰지긴 했지만 특검 연루 인사들을 모두 배제하면 인적 쇄신작업을 단행했다. 이러한 최태원 회장의 과감한 결정은 올 초부터 이어진 대규모 투자의 바탕이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재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미국발 보호무역 정책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 대내외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사정당국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면서 경영 정체 상황을 빚는 것은 향후 기업 경영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어느 때 보다 경영자들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