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부진 영향, 연말까지 상환액 2650억…건설업계 위기 가시화

시공 능력 순위 21위 경남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위기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시공능력 순위 21위로 ‘해외건설 면허 1호’ 기업인 경남기업은 29일 워크아웃(기선개선작업)을 신청했다.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2년만이다.

관련업계에선 이번 워크아웃 배경으로 지난달 만기 도래한 188억원 규모 외상매출담보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있다.

경남기업은 연말까지 차입금 상환 등에 2650억원이 필요하다.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신용등급 강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은 채권단에 1000억원을 긴급 운영자금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남기업은 워크아웃 졸업 후 베트남과 스리랑카 등 해외 수주와 공공 수주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 부분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주물량과 수익성이 줄어 위기에 봉착, 지난해 당기순손실 2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경남기업은 베트남에 지은 초고층 복합건축물 ‘랜드마크72’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강점인 해외 사업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랜드마크72의 호텔과 사무동 등을 매각하면 9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미분양 물량이 없고 도로건설 등 해외 토목 분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일시적 자금난 해소를 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채권단은 경남기업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다고 보고 운영자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건설업계는 수년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멀쩡한 기업이 없는 상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윤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까지 쌍용건설, 금호산업 등 12개 업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벽산건설, STX건설 등 13개 업체가 법정관리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SK와 SK케미칼 등 주주 참여로 48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고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에서 연초 1조원대 유동성을 공급 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 동부건설 등은 사옥 등 자산을 매각, 각각 1500억원, 1조5000억원, 5000억원 규모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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