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대출에 이어 미얀마 대사·독일 더블루K 직원 최순실에 소개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을지로 본사. (사진=뉴스1)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최순실 모녀의 독일 현지 대출을 도운 KEB하나은행 간부가 최씨의 국정농단에 깊게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간부는 임원급으로 초고속 승진 했다.

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박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이상화 KEB하나은행 삼성타운지점장을 승진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안 전 수석은 이 지시를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통해 KEB하나은행 고위층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화 본부장은 지난 2015년 독일 법인장으로 재직하면서 만19세였던 정유라씨에게 해외신용보증장 형식으로 38만유로(4억8000만원)를 대출해줬다.

그는 작년 1월 독일에서 돌아온 지 한 달만에 임원급인 글로벌본부장으로 승진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였던 해외영업본부를 1·2팀으로 쪼개 그를 2본부장에 앉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유재경 미얀마 대사를 최씨에게 소개한 것도 이상화 본부장이었다.

이 본부장은 독일 법인장 당시 삼성전기 유럽판매법인장으로 일하던 유 대사와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최씨가 유 대사를 미얀마로 보내 760억원 규모의 미얀마 'K타운' 사업에서 이권을 취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최순실 정유라 모녀의 독일 현지 대출을 도운 KEB하나은행 간부가 최씨의 국정농단에 깊게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뉴스1)

실제로 유 대사는 특검에 소환돼 자신이 최씨의 추천으로 대사에 임명됐다고 인정했다. 

이 본부장은 대학 후배 박재희 씨도 최씨 모녀의 독일 회사 비덱 직원으로 소개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독일 '더블루K'의 지배인도 맡았다.

특검팀은 이 본부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이 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본부장이 최씨에게 인사를 소개해주는 일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은행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최유라 씨에게 대출을 해 준 건도 금융당국 등에서 조사를 벌였고 문제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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