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화학 승계 구도에서 빠져…이재용 부회장 중심 승계구도 구축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사장, 이서현 사장 삼남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 와병 당시만 해도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으로 이어지는 삼남매의 승계 구도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최근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 승계 구도가 구축 되면서 두 딸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당초 이부진 사장이 호텔사업과 화학부문을 이서현 사장이 패션‧광고부문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화학부문 매각과 광고 부문의 매각설까지 나오면서 두 자매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삼성물산을 사실상 지주회사로 한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승계 구도의 틀을 구축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17.23%)다.

재계에선 향후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향후 경영승계 구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은 건설·상사·패션·리조트·급식·식자재 유통·바이오 등의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선 이부진 사장이 리조트건설 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맡고 있는 만큼 리조트, 급식·식자재 유통과 건설 부문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경영승계 구도 예측에서 삼성그룹 내 호텔과 함께 화학 부문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삼성종합화학·삼성정밀화학 등 화학 계열사를 한화와 롯데그룹에 매각하면서 이부진 사장의 역할이 줄어들었다.

호텔‧리조트 사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부진 사장은 현재 호텔신라 주식을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호텔신라 지분 취득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24조5649억원이고, 이부진 사장이 보유한 지분 5.51%의 평가액은 1조3535억원에 달한다. 호텔신라의 시가총액은 2조95억원이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역시 언니인 이부진 사장과 마찬가지로 삼성물산 지분 5.5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3년 12월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겼고, 2014년 7월 삼성에버랜드를 제일모직으로 사명 변경했다. 이후 2015년 제일모직을 삼성물산과 합병했다.

2016년 3분기 누적 기준 삼성물산 패션 부문 매출은 1조3056억원으로, 삼성물산 총매출(20조1592억원)의 6.5%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한 이서현 사장은 제일기획 부사장(2010년), 사장(2013년)으로 승진했고, 삼성그룹의 패션·광고 부문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서현 사장은 2015년 12월 삼성그룹 인사에서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에 오르면서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에선 물러났다. 광고·패션 부문으로 예상됐던 그의 역할이 패션 하나로 줄어든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과 현금·부동산 등 재산을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에게 어떻게 물려줄지도 그룹 승계 구도에서 중요한 포인트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3.54%)·삼성물산(2.86%)·삼성생명(20.7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삼성물산 등의 지분을 두 딸이 물려받을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재용 부회장과의 지분구조가 더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물려받는 주식에 상응하는 정도의 현금·부동산 등의 재산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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