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사고발 프로그램 통해 적발

칠레 현지 방송사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한국인 외교관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 자신의 덫에 빠지다) 홈페이지 캡처)

[김하은 기자] 칠레 주재 한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한국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칠레의 한 방송사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 자신의 덫에 빠지다)의 방송분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동영상에는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며 목을 강제로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외교관은 해당 방송사가 함정 취재(몰래카메라)를 했다고 알리자 방송 관계자에게 '제발 부탁한다'를 연신 외치며 사정하기도 했다.

이 영상이 전파를 타자 현지 교민 사회 등은 이번 사건이 중남미의 한류 바람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외교관은 주칠레 대사관에 교육, 문화, 홍보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 9월 '방과후 학교'의 일종인 한국어교육 과정에 등록한 10대 미성년자 여학생 A씨를 성추행했다.

A씨가 주변에 이를 얘기했고 이 얘기를 전해 들은 현지 언론사가 기획취재를 위해 11월 또다른 미성년자 B씨로 하여금 이 외교관을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외교관의 행위를 인지한 즉시 직무정지 조치를 취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또한 해당 외교관을 소환, 그가 귀국하면 즉시 외교부 감사담당 부서에서 유관기관 전문가와 함께 신속히 추가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외교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타 증거 자료와 함께 관련 지침에 의거, 형사 고발을 포함한 법적 조치 검토할 것이며, 이와 별개로 해당 외교관에 대한 중징계 의결 요구 등 관련 조치를 신속하고도 엄정히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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