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위로 받고 싶은 소비자 심리 자극하며 틈새시장 형성

▲ LG 클래식 오디오.

옛 추억을 연상케 하는 ‘추억 마케팅’이 틈새시장을 형성하는 전략으로 자리매김하며 최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각박한 현실에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 받고 싶은 심리를 파고들며 불황 타파의 키워드로 각광 받고 있는 추억 마케팅이 ‘아이러닉’ ‘리브랜딩’ ‘체험’ 등 각 업계 상황에 맞게 전문성을 띄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기업들이 추억을 토대로 단순한 ‘옛 것’의 재현이 아닌 제품의 특성에 맞춰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한 가전업계의 ‘아이러닉’ 마케팅, 환경 변화에 맞춰 기존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는 식품업계의 ‘리브랜딩’ 마케팅 등 추억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전] 첨단과 복고의 결합 ‘아이러닉’ 마케팅

가전업계에서는 ‘아이러닉(ironic) 추억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조합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옛 감성을 자극하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각종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하이엔드 복고’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아날로그 감성 디자인과 스마트 오디오 기능을 갖춘 ‘클래식 오디오(모델명: CM3530)’를 선보였다. 턴테이블을 연상시키는 투명 CD플레이어 도어와 은은한 조명 효과를 내는 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모던과 클래식이 공존하는 독특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동시에 다양한 스마트 기능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더했다.

블루투스 지원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무선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또 안드로이드폰 도킹이 가능해 스마트폰을 꽂으면 충전을 하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제품은 20와트(W) 출력의 스테레오 스피커로 풍부하고 섬세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특히 전문가용 음향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고강도 소재 아라미드 섬유를 적용한 진동판은 음질 왜곡과 잡음을 최소화해 준다.

카메라 또한 가전업계의 아이러닉 마케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인 제품군 중 하나이다. 특히 올림푸스의 펜 E-P5는 50년 전 발매된 필름 카메라의 디자인을 계승한 미러리스 카메라다. 옛 디자인을 계승하되 본체에 견고하고 세련된 금속 재질을 적용한 덕분에 중후한 골동품 같으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잃지 않았다. 반면 1/800초의 셔터 스피드와 올림푸스만의 5축 손떨림방지 기능, 쾌적한 촬영을 위한 투 다이얼 모드 등을 탑재해 고풍스런 외관과는 반대로 동급의 미러리스 카메라 중에서도 우위를 점할 만큼 뛰어난 스펙을 자랑한다.

[식품] 장수 제품을 회춘시켜라 ‘리브랜딩’ 마케팅

불황엔 ‘장수(長壽) 제품’이 잘 팔린다는 말이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시기엔 소비자들이 새 상품을 사기보다는 익숙하고 품질이 검증된 물건을 고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에는 주요 식품업체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장수 제품들이 리브랜딩을 통해 새롭게 출시되고 있다.

90년대 후반 출시되어 기존에 없던 쌀음료 시장을 개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침햇살이 14년만에 색다른 재료, 패키지와 함께 다시 태어나며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웅진식품에서 선보인 아침햇살 흑미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흑미’와 ‘발아현미’를 넣어 아침햇살 특유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에 영양까지 더한 프리미엄 쌀음료다. 또한 제품 측면에 개발자들의 이름을 기재하는 ‘제품실명제’를 도입, 누구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제품 안전성 또한 한층 강화됐다.

7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빙과제품 또한 출시 40년 만에 새롭게 선보여 화제다. 삼립식품의 ‘돌아온 추억의 아이차’는 1974년 출시돼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국내 최초의 튜브형 빙과제품이다. 1977년에서 1980년까지 하루 16만개~18개씩 팔려나갔을 정도다.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아 2013년 버전으로 리뉴얼 런칭한 아이차는 상큼한 딸기, 복숭아, 사과, 소다, 콜라의 5가지 맛으로 구성되어 아이들 간식으로 다시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 7080 시대로의 시간여행 ‘추억의 체험’ 마케팅

포화상태의 외식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의 마케팅 전략은 필수다. 직장인들의 아련한 추억을 자극하는 7080 추억 체험 마케팅과 같이 색다른 홍보를 하고 있는 외식업체들이 불황에 지친 사람들의 감성을 어루만지며 인기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굽네치킨으로 유명한 지엔푸드에서 운영하는 인생막창은 70~80년대를 그대로 옮겨온 복고풍 인테리어의 막창 전문점이다. 옛날 영화 포스터, 흑백 TV, 호롱불 등 40~50대의 추억을 자극하는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해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와 인생의 애환을 털어버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메뉴 구성으로 가격적인 부담까지 덜었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70~80년대 다방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음악 DJ를 매장 내 배치해 옛 다방의 낭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같은 공간에 있다는 소속감을 제공하며 고정 고객 확보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베네지기’라 불리는 이들 DJ는 하루 평균 50~100건의 사연을 접수 받고 개인팬까지 생기면서 매출 상승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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