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알지만 우병우 몰라…대통령, 독대 안 했다"…관련 혐의 전면 부인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47)가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광고감독 차은택씨(47)가 8일 전격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았다. 차 씨는 약 5시간 30분 가까운 1차 조사를 받고 구치소로 돌아갔다.

검찰은 칭다오발 인천행 동방항공(MU2043)편으로 전날 오후 9시5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차씨를 10시10분쯤 횡령·공동강요 혐의로 체포했다. 이후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했다.

차씨는 전날 포토라인에 서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으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49)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와의 관계, 문화체육계 및 장·차관 인사 개입, 광고회사 강탈 의혹 등에 대해서는 "모든 사실을 검찰에서 밝히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우 전 수석이 뒤를 봐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우 전 수석과 재단 관련 사업을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일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봤고 개인적으로 전혀 뵌 적이 없다"며 "(독대한 적은) 정말로 없다"고 울먹였다.

검찰에 따르면 차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광고회사 아프리카픽쳐스의 수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하고, 포스코계열 광고회사(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업체 C사에 지분 80%를 넘기라고 회유·협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측근들을 정부 문화정책 분야 고위직에 임명되게 한 후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개입하고, 각종 이권사업을 따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일 차씨 및 안 전 수석과 함께 광고사 강탈에 관여한 혐의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을 체포했다.

차씨는 지난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임명됐고 이듬해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내며 문화계 유력 인사로 떠올랐다.

차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된 후 공교롭게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당시 홍익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석 달 뒤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됐다는 의혹을 받는 미르재단의 초대 이사장에 오른 김형수 연세대학교 교수도 차씨의 대학원 은사다.

이에 차씨가 정부의 각종 문화 관련 정책에 관여하고, 관련 국책 사업을 따낸 배경에는 김 전 장관, 김 전 수석 등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또 실소유 의혹이 제기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 5월 박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시 행사 연출사업을 따낸 경위, 각종 광고 수주를 위한 영향력 행사 등의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르면 10일 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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