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김하은 기자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삼성전자가 '홍체인식'을 앞세워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 노트7(이하 갤노트7)이 최근 배터리 폭발 이슈로 '테러 폭발물' 취급까지 당하는 등 말 못할 수모를 겪고 있다. 국내를 포함한 다수의 국가에서 갤노트7의 항공기 반입 금지 및 사용중지 권고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7을 의식해 갤노트7에 대한 제품 안전성 점검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출시 일정을 앞당긴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갤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1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적 LCC(저비용항공사) 등 항공업계는 갤노트7을 항공기 내에서 사용 금지토록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소지 자체는 문제 삼지 않으나 전원을 꺼야 탑승이 가능하다는 게 항공사 측 설명이다. 위탁수하물에도 해당 제품을 싣지 못하도록 함은 물론, 기내에서도 전원을 끄고 기내 충전도 금지토록 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역시 갤노트7 배터리 리콜 사태가 벌어지자 배터리와 배터리를 장착한 전자제품을 항공기 승무원 및 승객이 소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밖에 호주·유럽·일본·캐나다·인도·대만·싱가포르 등 10여개 국가에서도 갤노트7 사용 중지 권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럽, 일본, 인도 등은 갤노트7 출시 전부터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지난 9일(현지시간) 승객들에게 수하물에 갤노트7을 부치지 말라는 권고 내용이 담긴 안전정보 고시를 각국 항공당국에 전달했다.

이처럼 국내외 항공사들이 잇따라 갤노트7 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이후 삼성전자 주가도 연일 폭락을 면치 못했다. 실제 삼성전자가 갤노트7 전량에 대해 리콜 발표를 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7%가량 폭락했다.

지난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98% 하락한 14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15조6000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갤노트7용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도 5.8% 내렸다.

사실 삼성은 갤노트7을 내놓으며 유례없는 흥행을 기대했다. 통상 9월 초에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애플보다 한 달가량 앞서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에 성공했고, 예상 밖에 사전 주문이 폭주하며 제품 흥행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잇단 사전 주문이 결국 화를 불러왔다. 제품 주문량에 비해 초기 배터리 물량이 한정돼있어 원활한 공급이 어려웠다는 것. 갤노트7의 출고 날짜를 맞추느라 배터리 품질 테스트 역시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혁신만 좇던 삼성의 무리한 개발 욕심도 배터리 폭발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은 갤노트7 출시를 앞두고 제품 크기는 줄이고 배터리 용량은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늘리고자 했다. 개발진의 1년여 간 노력으로 갤노트7은 전작인 갤럭시 노트5의 배터리보다 용량이 20% 가까이 증가했지만 무리한 혁신 시도는 배터리 폭발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삼성은 배터리 폭발 이슈 직후 신제품 전량 리콜이라는 파격적이고 재빠른 대처로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애썼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혁신과 흥행만 좇는 기업이 아닌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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