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택 신화슈타인 대표이사

[이민택 신화슈타인 대표이사] '새 술은 새부대에 넣는다' 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술도 묵은 술에 섞으면 묵은 술 맛이 나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겨난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제 시대에서는 이 속담이 더욱 어울린다. 창조경제란 발상의 전환 등 기존 고정관념들을 탈피, 새로운 관점에서 다가갈 필요가 있어서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바라 봐 왔던 것을 새로운 시각과 사고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창조경제에 가장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 시행을 보면서 답답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에서의 역점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는 것인지, 아님 박 정부의 성과로만 남길 바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워서다.

크라우드펀딩(Crowed Funding)은 군중 또는 다수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크라우드와 자금조달을 뜻하는 펀딩을 조합한 용어로 불특정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대안적 자금조달 방식이다.

청년 창업가가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금을 모아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좋은 제도다. 또한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 기업에게는 크라우드 펀딩은 생명수와도 같다.

다만 몇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제도적인 부분이다. 투자제한이 너무 많다. 일례로 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일반 개인들은 연 200만원 이상 투자할 수가 없다. 최대 200만원으로 연 10% 수익을 제공한다 손 치더라도 월 2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다. 반면에 리스크는 크다. 중간에 부도날 경우 원금 조차 찾을 수 없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즈'라지만 월 2만원 벌기 위해 200만원을 날릴 수 있는 그런 투자에는 접근하기 싫을 것이다.

그래서 인지 증권사의 크라우드 펀딩 성공율은 높지 못하다.

또 한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크라우드펀딩을 시행에 열을 올리는 정부부처가 없다는 점이다. 민간 기업과 증권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뒷짐을 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이 기존에 있던 제도가 아니어서 앞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복지부동'의 공무원들이 책임질 일을 만들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크라우드펀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임기 말로 갈수록 책임 소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크라우드펀딩 부서를 꺼려한다는 말이 있다"며 "현재를 유지하면서 버티고 빨리 다른 부서로 옮길 생각만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크라우드펀딩은 청년 실업 해소와 가계 소득 증가를 위한 좋은 취지의 제도이다. 시행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성과도 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쏟아지고 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안착을 하느냐, 그냥 행정 편의주의 식의 제도로 남느냐는 정부가 어느 만큼의 열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내 세우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도 있다.

최근 한 언론사의 파격적인 인사를 참고삼아 봤으면 한다. 경남 지역의 한 언론사는 소셜미디어부에 데스크에 신입 기자를 부서장을 파격 승진시켰다. 이유는 소셜미디어에 접근성은 기존 데스크 보다 소셜미디어에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서이다. 또한 참신한 아이디어도 많다는 것이 인사 배경이다. 이 언론사는 신입 기자를 데스크로 인사 조치한 이후 조회수가 세배 이상 올랐다고 한다.

젊은 열정도 있었지만 기존의 관습을 탈피했다는 점도 성공의 주효 원천이 된 셈이다.

크라우드펀딩 역시 새로운 관점과 도전, 시도가 필요한 만큼 이에 맞는 인사와 제도가 뒷받침 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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