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택 신화슈타인 대표이사.

(이민택 신화슈타인 대표) 한국판 양적완화를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결론 조차 예측하기가 힘들다. 모두들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음은 한결 같겠지만 일단 찬성에 무게를 두고 싶다.

양적완화 라는 말은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발 재정위기,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으로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은 말이다. 양적완화는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에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투자가 살아나도록 유인하는 정책이다. 양적완화의 여러가지 효과 중에 수출 증가와 자산가격 상승 등이 나타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경기가 살아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조금 다르다. 미국 유럽 일본의 양적완화는 국채 매입이 주력인데 비해 한국판 양적완화는 산업은행채권과 주택담보대출증권 매입으로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시장에 직접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닌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자금 마련과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완화 등 필요한 곳에만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다.

유동성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같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한국판 양적완화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양적완화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경제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찬성론자들은 이를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한국판 양적완화)이건 한번 우리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야 된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추진이 되도록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양적완화에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물가안정에 주력할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구조조정을 위해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자본유출, 업종간 형평성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맞는 말이다.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유동성 공급에 인한 폐해는 금세 알 수 있다. 즉 반대의견은 지극히 교과서적 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상황을 보면 경제학적으로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보자.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지만 기업의 투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세금이 적어지면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전혀 교과서 내용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과서는 교과서 일 뿐 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금의 경제상황이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판단할 정도로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조선업계는 수조원씩 적자를 내고 있으며 해운업계도 구조조정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노동집약적 사업이기에 구조조정 성공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구조조정에 대한 골든타임은 언제나 있어 왔고 우리나라는 실기해 왔다.

일부에서 한국판 양적완화는 과잉처방, 그 정도로 비상시국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면 그럼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가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한국판 양적완화 결정되진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 찬반으로 나뉘어 한가하게 논쟁을 펼칠 만큼 대한민국 경제는 좋지 않다. 잠재성장률 추락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의 몰락을 볼 것이 아니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때 하려는 한국판 양적완화에 손을 들어 주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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