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경위와 도피경로, 수갑 푼 방법 등 26일 간 도피행각 철저히 조사

▲ 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한 이대우가 도주 26일 만인 14일 오후 6시55분께 부산 해운대역 인근 도로에서 붙잡혀 전주지검으로 압송된 뒤 조사를 받고 전주교도소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이 '탈주범 이대우'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의 진술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대우의 진술 내용에 따라 자칫 검·경 모두 적지않은 후폭풍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전날 오후 부산에서 붙잡힌 이대우가 이날 오전9시께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도주경위와 도피경로, 수갑 푼 방법 등 26일 간 도피행각을 벌였던 이대우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대우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세간에 떠돌던 각종 의혹들이 해결될 지도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갑 어떻게 풀었나?

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수갑을 찬 채 도주한 이대우는 15분여만에 수갑을 푼 것으로 보인다.

이대우는 도주당일 오후2시50분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남원지청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도주한 지 15분여만에, 택시를 타고 정읍으로 향했다.

경찰은 이대우가 택시를 타기 전에 이미 수갑을 푼 것으로 파악했다. 결정적 증거가 나왔기 때문이다.

바로 택시기사의 진술과 택시 블랙박스에 찍힌 이대우의 모습이다.

택시기사는 경찰진술에서 "수갑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고, 이대우가 한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은 영상이 찍혔기 때문이다.

'한 손을 흔들었다'는 것은 곧, 이씨가 수갑을 풀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또한 도주당일 이대우를 목격했다는 전주지검 남원지청 인근 주민들도 "한 남성이 청사 담장을 넘어 주택가로 들어갔다"면서 "주택 지붕 위를 막 뛰어다녔고, 수갑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대우의 수갑이 느슨하게 채워져 있었다', '이대우가 수갑열쇠를 훔쳐 가지고 있었다' 등의 각종 추측과 의혹들이 난무하기도 했었다.

이에 검찰은 수갑을 푼 방법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감시망 어떻게 피했나?

전북 남원에서 도주한 이대우는 정읍과 광주·서울·울산·부산 등을 돌며 도피행각을 벌였다. 경찰의 수사망을 비웃기라도 한 듯, 신출귀몰했다.

이대우가 도주수단으로 택시와 시외버스 등을 주로 이용했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면서 그의 도주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이대우는 경찰이 붙잡힌 뒤, "동생한테 약간의 도피자금을 받아 생활했을 뿐, 도주생활을 하는 데, 다른 사람이 도와준 거는 없다"면서 "국민들께 죄송하고, 가족과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힌 바 있다.

'동생한테 도피자금을 받았다'는 것은 그의 진술은 곧 경찰 수사의 허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이대우가 도주기간 동안 공·폐가에 은신해 있거나, 모텔 등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용병력을 총동원해 일제수색을 벌였다'는 경찰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범행 저질렀나?

이대우는 도주당일인 지난달 20일 광주로 이동해 절도 행각을 벌였다.

은닉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광주 남구 월산동 한 숙박업소 주변 모 마트에 들어가 30만원 가량을 훔쳐 달아난 것.

절도사건이 벌어진 이후 경찰은 전국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했지만 이대우로 의심되는 피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만일 이대우가 검찰에서 "광주 절도사건 이후 또다른 지역에서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이 나올경우 경찰은 적지않은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대우는 도주 26일만인 지난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역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에서 전주지검으로 압송된 이대우는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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