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알파고와의 첫대국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세돌 9단이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세돌 9단은 9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의 포시즌스 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5번기 제1대국에서 186수 만에 흑 불계로 졌다.

돌 가리기에서 흑을 쥔 이세돌 9단은 자주 쓰는 우상귀 소목에 돌을 놓았다. 이에 알파고는 1분 30초의 장고 끝에 좌상귀 화점에 착점했다.

이세돌 9단은 다음 수로 우하귀에 소목을 택했고, 알파고는 4번째 수로 좌화귀 화점에 돌을 놓으면서 두 기사는 포석에 들어갔다.

이후 이세돌 9단은 7번째 수에서 흔들기를 시도했지만 알파고는 예상과는 달리 이를 잘 막아냈다. 알파고는 계속해서 실수 없이 자신의 페이스대로 대국을 이끌어 나갔다. 알파고가 정상적인 대국을 펼치자 시간에 쫓기는 이세돌 9단이 서서히 흔들렸다.

현장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이세돌 9단의 67번째 수를 두고 "이세돌 9단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이세돌 9단 평생 이런 실수를 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놀랐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평정을 되찾으면서 형세를 다시 대등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흐르자 알파고가 흔들렸다. 알파고는 90번째 수에 좌하귀에 돌을 놓았는데 이는 악수가 됐다. 김성룡 9단은 "알파고가 갑자기 마비됐다. 한마디로 미쳤다고 밖에 표현할 것이 없다"면서 "변화를 꾀하기 위해 오히려 평범한 것보다 훨씬 못한 경우로 돌아간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후 이세돌 9단이 흐름을 잡으면서 여유 있게 대국을 펼쳐나갔다. 대국 막판이 되면서 이세돌 9단은 거침없이 수를 두면서 알파고를 압박했다. 우하귀, 좌하귀에서 알파고는 계속해서 실수를 범해 흐름은 이세돌 9단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이세돌 9단 역시 어이없는 실수로 흐름을 다시 알파고에게 내줬다. 알파고는 강점으로 여겨졌던 끝내기에서 실수 없이 자신의 집을 지키자 이세돌 9단이 186수만에 결국 돌을 던졌다.

이세돌9단과 알파고는 1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제2대국을 펼친다. 이번 대결의 대국료는 각 대국당 2만달러(약 2400만원)고 승자는 3만달러(약 3600만원)를 추가로 받는다. 또한 5번기에서 더 많은 승리를 챙긴 측에게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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