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택 코아테크코리아 CFO 상무.

(이민택 코아테크코리아 CFO 상무) 최근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또다시 엄습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가 이 'R의 공포'에 두려워하고 있다.

R은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고 있는 최근의 경제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는 경기후퇴의 머리글자를 따서 작명됐다.

이미 미국발 금융위기가 부각된 2008년~2009년 R의 공포를 한 차례 체험한 바 있다. 5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부각되는 것은 중국발 악재가 크다. 

전세계 공장에서 소비의 국가로 떠 오른 중국의 영향은 핵폭탄급이다. 중국은 공급과잉과 기업부채, 위안화 약세로 재정과 통화정책 모두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의 상해증시는 지난해 연말 대비 어느새 3000포인트를 하회하며 공포에 질려 있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이어 위안화 환율의 가파른 절하세는 한국과 같은 수출 경쟁국 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와 시장점유율 하락을 야기 시키며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수입가격 상승으로 인한 중국 내수 위축, 글로벌 디플레이션 압력 상승이라는 후폭푹을 맞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게 된다. 

지난 1994년 1월 50%에 달하는 중국의 갑작스런 위안화 절하는 그해 12월 대미 수출 경쟁국이었던 멕시코의 외환위기를 야기시킨바 있다. 위안화 절하와 함께 멕시코 페소화의 동반 절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수출감소로 이어져 결국 경상수지 적자, 그리고 경상주지 적자를 메우기 위한 단기외채 급증으로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로까지 번졌던 경험이 있다. 그후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움(지불유예), 1999년 브라질 외환위기, 2001년 아르헨티나 디폴 등 여타 신흥국 위기로까지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위안화 환율 절하의 조합은 이래 저래 글로벌 경기에 악재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제조업 경기의 침체 시그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한차례의 금리인상으로 강달러를 이끌어 미국이지만 강달러로 인한 미국 내 제조기업이 위기에 처하며 그 골은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제조업 산업생산이 최근 7개월 내 5개월 동안 전월비 감소했다. 미국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기준선인 50을 2개월 연속 하회하며 경기침체를 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당초보다 크게 후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제조업 경기 악화 이유는 중국과 원자재 수출국의 경기둔화로 인한 소비수요 감소, 글로벌 공급과잉과 디플레 지속, 유가급락, 달러화 강세로 인한 수출 감소 등으로 꼽힌다.

G2 국가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도 위기다. 정부는 지난해 부터 내수 진작을 위해 한국판 블프(블랙프라이데이)를 올해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반짝 효과에 그치며 좀처럼 내수가 살고 있지 않다. 또한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청년 실업 증가, 투자가 줄어드는 모습이 역력하다.

어디 하나 좀처럼 녹록치 않다. 오죽하면 요즘 인사가 “힘들지. 그래도 버텨” 일까. 

증권가에서도 올해 1분기는 R과의 사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나 선진국 대비 대한민국의 속해 있는 신흥국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암울한 지표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그나마 예견대고 있다는 점이다. 공포는 예상치 못할 때 공포이지만 이미 예견대고 있다면 그건 공포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경기침체의 원인을 찾아 슬기로운 극복 방안을 찾아 연구할 때인 것이다. 

대표적인 경기침체인 대공황을 슬기롭게 극복한 플랭클린 루즈벨트 역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공포 그 자체다. 공포로부터의 자유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상투적인 말 같은 ‘위기를 기회로’라는 이 말이 지금은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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