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랑 ‘이상민 개인전-WAVE Sculpture’ 25일까지

▲ Cloud bowls, Plate Glass Engraved, 96x96x6cm, 2012.

작품을 보면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듯 관람자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진다.

유리와 거울을 소재로 물 또는 그릇의 형상을 부조로 표현한 이상민 개인전 ‘WAVE Sculpture’전이 진화랑에서 4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이상민 작가의 유리작업 중 부조형태가 시작됐던 2006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회고전이다.

이상민은 1990년대 프랑스에서 유학한 뒤 2000년에 귀국해 국내 유리조형의 예술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리의 한 면을 곱게 연마해 생긴 오목한 공간은 작품의 정면에서는 볼록한 입체적 형상이 되어 나타난다. 실제로는 편편한 유리에서 느껴지는 볼륨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만져보고 싶은 촉각적 욕구를 일게 한다.

▲ SYNCHRONY II, Plate Glass Mirror Engraved, 96x96x6cm, 2011.

초기의 ‘Afterimage’와 ‘Mirror Drop’ 시리즈는 어린 시절 물수제비 놀이에서 영감을 받았다. 잔잔한 호수에 일었던 물의 파장은 이미 사라졌지만 작가는 파장의 잔상을 유리에 옮기고 그 시간을 영원히 기억한다.

이후 사발이 연상되는 그릇 시리즈(2010~)로 발전된다. 내면의 깊이 내지 성향을 비유할 때 그 사람의 그릇이 크거나 작다는 표현이 사용되곤 한다. 이상민은 실제 보여지는 외관과 다를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다양한 모양의 그릇을 통해 비유하고 있다.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주제가 작업과정에서부터 녹아난다.

이상민의 작품이 지닌 특별함은 소리로 완성하는 조각, 입체감이 만져지지 않는 부조, 형상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조각이라는 점에만 있지 않다. 묘한 착시로 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듯한 분위기는 모든 존재에 대한 현물이상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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