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분양가 따라 흥행여부 갈려

▲ 高분양가 아파트 귀환…신반포자이 흥행 성공할까. (그래픽=뉴스1 방은영 디자이너)

(미래경제 김석 기자) 오는 15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 분양 가격이 3.3㎡당 평균 43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청약흥행 여부를 놓고 부동산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2014년 처음으로 3.3㎡당 4000만원대를 돌파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해에도 4000만원 넘는 단지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흥행 여부를 좌우했다. 

단돈 3만원이라도 3.3㎡당 4000만원이 안 됐던 단지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4000만원을 넘은 단지들은 조기 완판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신반포 자이는 이 같은 와중에도 '역대 최고 분양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신반포자이의 분양가를 3.3㎡당 4290만원대로 책정했다. 지난해 10월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이 선보인 반포래미안아이파크(3.3㎡당 4240만원대)보다 50만원 가량 비싸다.

신반포 자이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중 가장 먼저 일반에 분양되기에 올해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때문에 분양가 등을 놓고 업계에서는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우선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분양가'와 '입지'를 강점으로 꼽는다. 애초 이 아파트 재건축 조합 측은 분양가를 3.3㎡당 4500만원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최근 위축된 분양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약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신반포 자이는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7호선 반포역·3호선 잠원역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단지 인근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뉴코아아울렛·킴스클럽·서울성모병원 등 편의시설도 있다.

하지만 비싼 분양가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예상보다는 낮은 가격이라지만 '역대 최고가'라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분양가가 비싸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성패는 '4000만원'이 갈랐다.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밑돌았던 대치SK뷰(3.3㎡당 3926만원)·래미안 서초에스티지S(3.3㎡당 3850만원)·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3.3㎡당 3997만원)은 청약 흥행은 물론 조기 완판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3.3㎡당 4000만원이 넘는 단지들은 조기 완판에 실패했다. 평균 21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반포센트럴푸르지오 써밋'은 현재 계약률이 90% 선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반포래미안 아이파크'도 계약률이 85%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완판(完販) 행진을 벌이던 반포동에서 미분양 발생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결국 고분양가가 발목을 잡은 것 같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분양가가 '가장 비싼' 신반포 자이도 이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레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입지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3.3㎡당 4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신반포자이도 청약경쟁률은 높겠지만 조기 완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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