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고무줄 회계 관행 정조준…면세점 준비 타격 불가피

▲ 서울 종로구 공평동 하나투어 본사.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24일 세정 당국과 여행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주부터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하나투어 본사에 인력 수십명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사4국은 ‘국세청의 중수부’에 비유될 정도로 탈세 의혹이나 대규모 경제·비리 사범 조사에 투입되는 핵심 조직인 만큼 조사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세청은 이번 하나투어 세무조사를 통해 여행업계의 '고무줄 회계 신고' 관행을 밝히고 세금 탈루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투어처럼 대형 여행 업체인 도매여행사는 판매대행사인 소매여행사간 거래 관행이 매우 복잡하다.

통상 소매여행사가 도매여행사의 상품을 판매할 경우 소매여행사는 수수료를 뗀 나머지 판매 금액을 도매여행사에 입금하거나 아니면 전체 상품 판매 금액을 먼저 입금한 뒤 수수료를 받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

또 도매여행사는 소매여행사나 현지 행사진행 여행사가 지불한 호텔비, 차량비, 식사비, 가이드비, 입장료 등 이른바 ‘수탁경비’를 사후 정산하는 것이 관례다. 세무 당국도 편의를 위해 수탁경비를 지출증빙특례로 규정해 별도 증빙 서류를 갖추지 않아도 경비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도매여행사들이 수탁경비가 증빙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수탁경비를 부풀려 소매여행사에 지급 한 뒤 다시 차액을 나중에 돌려받는 수법을 써오다 올 들어 국세청에 적발된 바 있다.

이번조사도 앞선 조사에 이은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세청은 올 하반기부터 5인 이하 소규모 법인 업체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하나투어는 작년 기준으로 매출액 3854억원, 영업이익 404억원을 기록했다. 또 최근에는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확보해 내년 1월 중순께 인사동에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세무조사로 인해 자칫 면세점 준비는 물론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