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정 문화경제팀 기자.

(미래경제 김미정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14일자로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Bartomeu Mari Ribas)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CIMAM) 회장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정식 임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역사상 첫 외국인 관장이 탄생한 순간이다. 미술관이 설립된 지 46년만인데 미술계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기대와 우려가 섞인 분위기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임명된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는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검열도 반대하며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ACBA) 관장 재직 당시 스페인 국왕을 풍자한 작품과 관련해 전시를 지연시키면서 '정치 검열' 논란에 휩싸였었다.

마리 신임 관장은 당시에 대해 (큐레이터가) 특정한 전시 정보를 숨겼기 때문에 전시가 지연돼 사표를 냈으나 ‘자신이 큐레이터를 해고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미 지난 3월 23일자로 사임해 관장으로서 어떤 권한도 없었고 큐레이터들의 계약이 끝난 건 4월 1일자라고 해명했다.

마리 신임 관장은 이미 미술계의 우려와 의혹 그리고 기대에 대한 모든 준비와 각오를 한 듯 질문 공세를 받아내는 모습이었다.

첫 외국인 관장에 대해 미술계 일각에서는 ‘미술계의 히딩크’라고 비유도 나오며 기대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는 “히딩크는 월드컵때 대단한 성과를 내서 부담되기도 한다”며 “그보다는 참 잘했다는 느낌이 중요하다”라고 일축했다.

무엇보다 그는 “한국을 떠날 때 관장으로서 저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가 훌륭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았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장 겸 큐레이터로 활동하겠다며 지난 30년간 전세계에서 쌓은 미술경험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미술계에도 외국인 용병을 채용하는 것이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우리 미술계에 인재들이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외국인 관장으로 인해 고질적인 파벌 다툼은 당분간 없지 않을까 하는 등의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을 외국인 관장에게 맡긴 이상 앞으로 그의 행보와 함께 우리 미술계가 어떤 변화를 보일지 긍정적인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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