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효율성 높여…LG, 성과주의 반영 대폭 승진

▲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과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인사 시즌을 맞아 업계 라이벌 삼성과 LG그룹의 엇갈린 인사 정책이 눈길을 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두 번째 인사에서 변화보단 안정을 택한 반면 LG그룹은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 삼성, 변화보다 안정…사장단 인사도 선택과 집중

삼성은 1일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 발표했다.

삼성전자 고동진 부사장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으로, 삼성전자 정칠희 부사장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부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됐고 호텔신라 한인규 부사장도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미래전략실에서도 두명의 사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성열우 부사장이 삼성미래전략실 법무팀장 사장으로, 승진이 확실시 됐던 정현호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그룹은 일부 사장단들의 겸직을 떼고 업무 효율성을 강화했다.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에서 DS부문과 종합기술원장을 겸직하던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DS부문장만 맡게 됐다. 생활가전사업부장 겸 CE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을 맡던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도 삼성전자 CE부문장 대표이사 사장만 맡고 생활가전사업부장 직책은 내려 놓는다.

삼성전자 신종균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도 무선사업부장을 겸했으나 이번 인사에서 무선사업부장을 뗐다. 고동진 부사장이 무선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해 무선사업부를 맡는다. 신 사장은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직함만 갖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여동생인 삼성물산 이서현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자리를 내놓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이 됐다.

○ 철저한 ‘성과주의’ LG, 파격 승진과 고위직 승진 잔치

반면 LG그룹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전무에서 사장으로 두 단계 발탁승진을 하는가하면 첫번째 여성 부사장도 선임했다. 2명의 부회장과 7명의 사장을 한꺼번에 승진시키면서 고위직 승진자들이 유난히 많았다.

LG의 이번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중심으로 이뤄졌다. 세계 1위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반면 LG전자 등 실적이 부진한 곳은 승진자 수도 그만큼 적었다. 더욱이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지주회사로 옮기면서 부회장 없이 사장 대표이사 체제로 격하됐다.

전체 승진자 규모는 줄었지만 최고위층 승진은 예년에 비해 크게 늘렸다. LG는 권영수 LG화학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고 LG전자, LG화학 등에서 7명의 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는 ▲LG전자 이상봉 ▲LG전자 홍순국 ▲LG화학 손옥동 ▲LG화학 김명환 ▲(주)LG 백상엽 ▲LG생건 정호영 ▲서브원 이동열 사장 등이다.

파격 발탁 인사도 눈에 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장 홍순국 전무는 부사장을 건너뛰고 바로 사장으로 발탁 승진했다. 홍 사장은 신성장사업인 에너지와 자동차부품 분야의 장비기술 개발로 수주 확대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 받았다. (주)LG 백상엽 사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사장으로 고속 승진을 했다. 백 사장은 에너지솔루션 사업 지원 등을 통해 사업 성과를 높인 점을 인정 받았다. 여성임원 가운데 첫 번째 부사장도 배출했다.

LG생활건강 이정애 전무는 전무 3년차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G그룹 역사상 첫 번째 여성 부사장이다. LG전자 안정 부장과 LG생활건강 문진희 부장도 각각 상무로 승진해 여성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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