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4회초 2사 2.3루 한국 박병호가 3점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스1)

한국 야구 대표팀이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상대를 제압한 압도적인 마운드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선발 김광현의 역투와 박병호의 3점 홈런을 비롯해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는 타선의 집중력으로 8-0으로 대승,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투수진 탓이었다. 양현종, 윤석민 등 프로야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투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또 안지만, 윤성환, 임창용은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하고 대표팀에 합류한 이대호, 2년 연속 50홈런을 터트린 박병호 등이 포진한 타선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져 보였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태극마크를 단 투수들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눈부신 피칭을 펼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팀 평균자책점 1.93으로 2위를 기록하는 등 짠물 투구를 과시했다.

선발진에서는 김광현, 장원준, 이대은 등이 연일 호투를 펼쳤다. 김광현은 일본과의 개막전(2⅔이닝 2실점), 미국과의 예선 라운드 최종전(4⅓이닝 2실점)에서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제 몫을 다했다.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미국의 짜임새 있는 타선을 꽁꽁 묶으면서 승리투수의 기쁨을 안았다.

장원준 역시 믿음직스럽게 마운드를 지켰다. 장원준은 예선 2차전이던 도미니카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또 쿠바와의 8강전에서는 4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대회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은 이대은이다. 2015시즌 일본 지바롯데에서 활약한 이대은은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치른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4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기록하면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베네수엘라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예열을 마친 이대은은 4강 일본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떠맡았다. 일본을 상대로 혼신의 역투를 펼쳤지만 3⅓이닝 동안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대은이 마운드에서 이 정도로 버티지 못했다면 한국의 대역전극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불펜은 더 단단했다. 최대 위기였던 일본전에서도 한국은 차우찬, 심창민, 정우람, 임창민, 정대현, 이현승 등이 차례로 등판해 일본에 단 한점도 내주지 않았다.

불펜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진 선수는 차우찬이었다. 차우찬은 총 10⅓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4개나 잡아내면서 실점은 1점도 없었다. 차우찬은 국제대회에서도 프로야구 탈삼진 왕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정대현과 이현승의 마무리 조합도 빈틈이 없었다. 주로 경기 막판에 등판한 두 선수는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한국의 승리를 지켜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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