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적 요소보다 재미와 감동 넣은 콘텐츠로 소비자 공감 이끌어

▲ 동아제약 마이보라 바이럴 영상.(사진=동아제약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지난 7월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영상시청 패러다임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TV 시청 시간은 감소하는 반면 모바일 영상 시청 시간 비중은 최근 5년간 무려 6배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하철 또는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최근 출퇴근 지하철 안 승객들을 살펴보면 열에 아홉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앉아서, 서서, 심지어 걸으면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이 특히 많이 소비하는 콘텐츠 종류는 바로 동영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휴대폰으로는 DMB를 통한 공중파 채널 몇 개만 시청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이를 간식(스낵)처럼 즐기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모바일을 통해 스낵처럼 간편하게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콘텐츠 소비 증가세와 맞물려 콘텐츠 공급 주체의 스펙트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반인도 직접 영상을 제작해 다양한 콘텐츠로 일약 스타가 되는가 하면 기업이 만드는 콘텐츠는 모두 광고로 인식되던 과거에 비해 브랜드 노출에 중점을 두지 않고 스토리텔링 기법을 차용한 메시지 중심의 영상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기업 마케팅은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광고적 측면은 부각하지 않으면서 스토리텔링을 통해 특정 타겟 소비자층의 공감대 형성으로 구전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와 같은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한 사례가 바로 동아제약 피임약 브랜드 마이보라의 ‘하필 그날’ 바이럴 영상이다. 마이보라는 올해 하반기 방영을 시작한 TV 광고에서부터 ‘하필 그날’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TV 광고의 연장선상에서 제작된 ‘하필 그날’ 바이럴 영상은 브랜드 노출 없이 생리기간 여성들의 고충을 코믹하게 그려내 젊은 여성 소비층과 성공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브랜드를 노출하는 직설적인 화법 대신 스토리텔링 화법을 선택해 ‘하필 그날’이라는 직관적인 메시지의 브랜드화에 ‘올인’했다. 타겟층이 주로 사용하는 SNS 채널인 페이스북에서 영상 업로드 2주만에 300만 조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은 광고를 콘텐츠로 받아들이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퍼뜨린다”며 “최대한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노출은 배제하면서 핵심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가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추세”라고 전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지난 10월 공개한 ‘맥머도 남극탐험’ 캠페인 영상 또한 공개 2주만에 조회수 700만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노스페이스 ‘맥머도 남극탐섬’ 캠페인 영상은 가상현실을 통한 남극탐험, 도심 속 개썰매(도그 슬레이딩) 질주 등 아웃도어 활동의 즐거움과 탐험의 가치를 영상으로 생동감 넘치게 표현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브랜드는 노출됐지만 영상의 중심이 ‘도심 속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박진감 넘치는 표현으로 승화해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구강관리 브랜드 메디안에서 내놓은 바이럴 영상은 소비자들을 감동으로 울렸다.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진행된 가족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사랑하는 모든 이의 건강을 메디안이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학교, 직장 등에서 행해지는 일반적인 건강검진 가운데 구강검진 현장을 몰래카메라로 담았다. 자신의 식습관과 구강 상태에 대해 잘 알지만 부모님에 대한 정보는 전혀 모르는 젊은 회사원들 그리고 깜짝영상에 나와 그들의 어릴 적 식습관을 눈물지으며 말하는 엄마의 모습을 감동 어린 시선으로 담아 연령층을 불문하고 눈물짓게 한다. 추석 일주일 전 업로드 되어 2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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