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경제팀 한우영 기자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조선업계가 세무조사 압박과 함께 노사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또다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의 우려 섞인 성토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의 대규모 손실로 실적악화 늪에 빠진 조선업계가 이번엔 노조의 공동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31일 조선업종노조연대는 내달 9일 안전한 일자리와 임금 및 단체협상 승리를 위한 공동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파업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등 국내 9개 조선소 노조가 공동파업을 예고했다. 국내 조선업계 노동자가 연대해 공동대응에 나서는 것은 28년만이며 조선사에서 처음 만들어진 노조인 1987년 현대중공업 노조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들 노조는 조선사 대부분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올해 임금협상에서 동결 의사를 밝히자 이에 반발해 동반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지난해 현대중공업에 이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구조조정이 임박하자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사업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연속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조선 빅3의 영업손실은 총 4조750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쇼크를 피해간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 그동안의 손실을 모두 반영하며 3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부실 해양플랜트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부실을 털어낸 현대중공업은 1710억원 적자에 그치며 그나마 선방했지만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그동안 누락된 해양플랜트의 손실이 반영되면서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3조751억원에 달한다. 해양플랜트에서만 2조5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삼성중공업도 올 2분기 영업손실액 1조548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대 해양플랜트 부실을 털어내면서 다른 조선사 대비 손실폭을 줄였지만 7분기 연속 적자는 면치 못했다. 올 2분기 매출액은 11조9461억원, 영업손실 1710억원, 당기순손실 2424억원이다.

해양플랜트발 누적 적자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조선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노조의 파업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자칫 더 큰 위기에 빠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노사 관계 악화는 결국 양측 모두 자멸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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