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택 (주)코아테크코리아 CFO 상무.

(이민택 코아테크코리아 CFO 상무) “외과 수술 하듯 환부만 도려낸다더니만, 지금 하는 꼴을 보면 부관참시하는 것 같다.”

검찰 수사에 불만을 가진 한 대기업 임원의 말이다. 올 들어 검찰은 사정의 칼날을 포스코, 현대중공업, 동국제강 등 재계로 겨눴다. 신속하며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에 착수하는 모습에 ‘아, 상당한 혐의를 가지고 있구나. 기업이 잘못한 부분이 있겠다’라는 반응이었다.

다만 경기가 내리막길을 타고 세계 유수의 기업인만큼 하루라도 빨리 끝나길 바랐다. 어찌됐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응당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십자포화로 검찰의 압수수색에 재계가 긴장하자 검찰총장이 나서서 “외과 수술식의 환부만 도려내듯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잘못된 부분만 잡아내겠다”고 공언을 했다.

6개월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검찰 수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외과의사는 “외과에서는 치료를 6개월 할 정도라면 심각한 교통사고 환자 외에는 없으며 수술을 6개월 할 정도의 사안은 없다”고 말한다.

외과수술과 같은 검찰 수사는 거짓 약속이었단 말인가.

사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연말에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 올해만 두 번을 더 받았다. 압수수색을 3번이나 동시에 받은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라고 법조계에서는 말한다. 포스코 역시 두 번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두기업과 관련해 또 조사를 받은 중소기업들도 많다.

2~3번의 압수수색이 의미하는 것은 사건의 정황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롯되고 있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국내 로펌 변호사는 “상당한 혐의를 가지고 시작한 압수수색은 단 한 번에 끝내야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라며 “이례적으로 최근 2~3번의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아직까지도 구체적 혐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초 압수수색에 착수할 때의 혐의를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압수수색을 통해 혐의를 밝혀내고 혐의 입증을 통해 기업 줄 세우기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검찰 압수수색이 시작될 때 기업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사를 빨리 종결될 수 있도록 어떤 혐의라도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검찰에게도 종결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서로 서로 좋은 결말을 짓자는 내용이다. 압수수색을 두 번 세 번 받아봤자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뢰가 무너질 수 있으니 기업이 알아서 고육지책을 찾고 있다는 말이다.

무더운 여름이 가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다. 아무래도 시원한 바람이 불면 일하기가 더운 여름 보다 낫다. 시원한 바람이 불 때 기업들이 활기차게 다시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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