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정 문화경제팀 기자.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불투명한 경영구조와 국적논란에 대한 반감이 지속되고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며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시민단체들 및 국민들까지도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려 한다.

롯데는 이미 잠실 송파에 제2롯데월드를 시작하면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오픈 초기부터 회사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안전사고가 연일 터지면서 안전불감증에 대한 불안으로 제2롯데월드를 찾는 사람들은 급속도로 줄었고 이에 입점 업체들은 매출이 하락하면서 영업에 직격탄을 맞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씩 정상화를 찾아가고 있었으며 제2롯데월드는 모객효과를 위해 다양한 대규모 아트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석촌호수에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Rubber Duck)’을 전시하면서 ‘러버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러버덕은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틴 호프만이 만든 노란색 고무 오리인형으로 가로 16.5m, 세로 19.2m, 높이 16.5m의 크기에 최대 무게만 1000㎏에 달한다.

러버덕 프로젝트는 롯데 그룹이 롯데월드몰 개장과 함께 선보이는 첫 번째 공공미술 프로젝트였다. 러버덕은 한 달의 국내 전시기간 동안 많은 이슈를 낳았다. 전시 기간 동안 각종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러버덕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고 하루 평균 16만명에 달하는 관람객들이 석촌호수를 다녀갔다. 한 달간 누적관람객은 500만명에 육박하며 성공적인 개장 효과를 누렸다.

또한 올해 5월 한 달간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등과 함께 ‘앤디 워홀 플레이(Andy Warhol Play)’를 진행했다. ‘앤디 워홀(Andy Warhol)’은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로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가이자 그의 작품은 세계 경매 시장에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앤디 워홀 플레이’는 롯데월드몰이 진행하는 아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에비뉴엘관 및 롯데월드몰 곳곳에는 앤디 워홀 대형 포스터를 비롯한 대표 작품이 프린트되고 에비뉴엘 아트홀 전시회, 롯데월드몰 아트리움 팝업 스토어 운영, 면세점 이벤트 등이 동시에 진행됐다.

이어 롯데월드몰과 롯데백화점은 7월 3일부터 30일까지 롯데월드몰 잔디정원과 석촌호수 일대에서 ‘1600 판다+’ 메인 전시를 진행했다. 이번에 전시된 판다는 ‘1600 판다+’ 홈페이지를 통해 분양 신청을 받았으며 무작위 추첨을 통해 개인에게 분양되고 분양 수익금 전액은 WWF에 전달돼 환경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가장 최근 롯데백화점은 스누피의 65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사랑’이라는 주제로 스누피 인 러브(Snoopy in Love)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처음으로 찰스 슐츠 뮤지엄의 오리지널 소장품으로 구성된 인사이드 피너츠(Inside Peanuts)와 하트브레이크 인 피너츠(Heartbreak in Peanuts)를 전시한다. ‘Heartbreak in Peanuts’는 말 그대로 피너츠 에피소드에 나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다.

또한 스누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은 국내 작가와 유명인들이 직접 작업한 65개의 스누피 피규어는 연말에 자선경매로 판매되고 수익금은 모두 월드비전에 기부될 예정이다.

이렇듯 롯데월드몰은 예술 전시 및 이벤트를 통해 그동안 추락했던 이미지 회복에 나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었지만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진흙탕 싸움으로 오히려 이미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예술을 이용해 관심을 끌고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진행했지만 결국 오너들의 집안싸움으로 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하고 전시됐던 아트 마케팅이 한순간에 빛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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