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경제팀 김석 기자.

‘이번에는 대우조선해양이다.’

(미래경제 김석 기자) KDB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이 잇따라 부실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투명회계를 제1의 덕목으로 삼고 있는 금융기업의 계열사들이지만 분식회계와 부실대출, 영업적자로 오명을 남기고 있다.

‘알고도 안 잡은 것인지’, ‘진짜 몰랐는지’에 대한 진실게임은 차지하더라도 대주주의 자질과 투명회계에 대한 신뢰성은 바닥임은 알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4분기 3조원대의 영업적자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올 들어 2분기 연속 적자다.

사실 대우조선해양의 적자는 초등학생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예상돼 왔다. 조선소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나 혼자 독야청청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신임 사장도 조선업계에 잔뼈가 굵은 인물인지라 이 점을 확실히 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사령탑으로 오면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기록했는데 과연 대우조선해양은 괜찮은 것일까’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기자간담회에서 실적에 관련해 입을 열었다. 

초등학생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영업적자 예상인데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인데 그게 가능하겠느냐 라는 말로 되받아 쳤다. 응당 맞는 말이긴 하다. 개인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에도 원천증명명세서, 타 은행의 대출금 등을 따져 물으며 까탈스럽게 하는데 대기업은 더더욱 투명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역시 믿을 수 없는 거짓말이다. 사실 대우조선해양 이전에도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은 분식회계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STX그룹은 분식회계로 인해 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을 맞게 됐다. 동양그룹 역시 산업은행 직원들이 부실을 눈 감고 대출로 연명해오다가 끝내는 공중분해 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대우건설은 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가 발각돼 현재까지 감리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을 옹호하기도 한다. 국책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실기업을 떠안게 됐는데 당연히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면 수긍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부실기업을 떠안은 것도 문제일 순 있지만 적어도 분식회계 등으로 부실을 더 크게 만들지는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재무담당임원을 해당 기업에 파견했으면서 기업이 의도적으로 부실을 은폐했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일을 책임감 없는 초등학생처럼 처리할 것이 아니라 국책은행답게 사태를 처리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국책은행의 신뢰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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