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경영인 영입, 안정적 성장 포기하는 것”…새 대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유력

▲ STX 강덕수 회장. (사진=STX 제공)

STX그룹은 STX조선해양 채권단이 최근 강덕수 회장에게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3일 STX그룹은 “이번 대표이사 신규 선임 추진은 채권단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채권단의 월권행위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STX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기업의 회생이 전제”라며 “기존 경영진의 보호 차원이 아니라 원활한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타 기업의 사례에서도 증명됐다”고 말했다

STX그룹은 또 채권단이 기존 경영진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자율협약 체결 시 관례로 제출한 불평등 확약서를 바탕으로 기존 경영진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을 압박하는 보도자료를 일방적으로 발표, 자율협약 체결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고 꼬집었다.

STX는 “이번 조치는 향후 자율협약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타 기업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의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 취지에 맞는 바람직한 경영권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STX그룹은 지난 4월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 이후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며,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STX 관계자는 “채권단의 무리한 요구도 있었지만 경영실패로 채권단 및 국가경제에 큰 피해를 준 만큼 모든 것을 양보하고 채권단의 요구에 성실히 응해왔다”며 “그러나 채권단은 자신의 독단적 판단만으로 기업회생과는 거리가 먼 선택을 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STX그룹은 부품-엔진-선박건조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관계회사를 총괄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만 성공적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다”며 “제3의 경영인을 임명하겠다는 것은 회사의 안정적 성장을 포기하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STX는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있어야 하나 STX가 일궈낸 경영성과가 전면 부정돼서는 안된다”며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마지막 소명을 다하고자 하는 강덕수 회장에게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고, 채권단과의 원활한 협조를 이뤄나가는 것이 기업회생을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9일 열리는 이사회를 거쳐 2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신규 경영진을 구성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STX조선해양 신임 대표에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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