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서울 시내면세점 3곳 중 2곳 올해 말 운영기한 만료 앞둬

▲ 롯데면세점이 동대문 피트인을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확정했다.(사진=동대문 피트인 홈페이지)

면세점업계 1위 사업자 롯데면세점이 중소 면세사업자와 손을 잡고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나서는 가운데 타 기업과 다른 합작법인 형태가 아닌 새로운 사업 모델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서울 시내면세점 6곳 중 3곳을 이미 보유하고 있어 독과점 논란에 시달려 온 롯데면세점이 중소 면세사업자와 상생 모델을 통해 논란을 불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22일 롯데면세점은 6월 1일 입찰 예정인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참여하면서 ‘동대문 피트인’을 사업지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 면세사업자인 중원면세점과 함께 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합작이 아닌 상생지원임을 강조했다.

중원면세점은 지난해 청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 충북지역 최초 시내면세점을 개점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 향수, 가방, 시계, 선글라스, 보석, 주류 등 100여 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중원면세점 개점 당시 상생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브랜드 입점 협상을 비롯 판매, 서비스 교육 등 준비를 지원했다. 그 당시 인연이 서울 시내면세점 공동 도전으로도 이어졌다.

앞서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 그룹과 중소·중견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한 합작법인 ‘현대DF’를 통해 면세점 입찰에 도전하는 것과 다른 합작형태가 아닌 점이 다르다.

더욱이 롯데면세점은 대기업군, 중원면세점은 중소·중견기업군에 각각 입찰할 예정으로 양사가 모두 사업권을 획득해야 한다.

롯데면세점은 패션, 시계, 액세서리를 중원면세점은 술, 담배, 잡화 등 상품 품목을 구분해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각 사업자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방문 고객을 공유하다는 게 목표다. 우수 브랜드 입점 협상은 물론 브랜드 유치, 판촉 활동, 영업·물류 운영에 관해서도 협업한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사업을 단독으로 운영할 능력이 충분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이기기 위해 중소 사업자의 손을 잡은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청은 이번 시내면세점 선정에서 경영능력(300점), 관리역량(250점) 외 사회환원·상생협력 노력(150점)에도 높은 배점을 두고 있다.

특히 롯데는 운영 중인 소공동 본점과 잠실 월드타워점의 운영기한이 12월 만료돼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이번 경쟁에서 탈락한 기업들은 연말 면세점 심사에서 롯데에 도전장을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심사에서 대기업에 할당된 티켓 2장을 두고 롯데를 비롯해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SK네트웍스(워커힐), 이랜드가 한판 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미래경제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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