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광주 서구을까지 무소속 천정배에 내주고 '0'

▲ 4.29 재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관악을 새누리당 오신환(왼쪽부터), 인천 서구·강화을 새누리당 안상수, 성남 중원구 새누리당 신상진, 광주 서구을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29일 각 후보사무소에서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성완종 리스’ 파문 속에 진행된 4·2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수도권 3곳을 모두 가져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의원 선거구 4곳 중 한 곳에서도 승리를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치적 기반'인 광주(서구을)에서조차 무소속 후보에 패하며 참패를 당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실상 개표가 마무리 된 29일 밤 11시50분 현재 광주 서구을에서는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던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52.37%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는 29.8%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은 ‘제2의 이정현'을 기대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내던 정승 후보를 박탈해 내세웠지만, 지역주의의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정 후보는 11.1%의 득표율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경기 성남시 중원에선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55.9% 득표율로 정환석 새정치연합 후보(35.6%)를 20% 포인트 넘는 큰 격차로 따돌렸다.

서울 관악구을도 개표가 끝난 가운데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43.9%를 득표해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34.2%)를 9.7%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새누리당이 27년간 한 번도 깃발을 꽂지 못한 관악을에서의 새정치연합의 패배는 야권 분열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 후보는 20.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태호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을 단순 합산하면 54.4%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새정치연합이 텃밭을 내준 것과 달리 여당의 강세 지역인 인천 서구강화군을에서는 새누리당이 ‘텃밭 사수’에 성공했다.

개표가 99.84% 진행된 현재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는 54.11%로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42.85%)를 여유 있게 앞서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새정치연합은 특히 광주뿐 아니라 ‘텃밭’으로 분류돼 온 서울 관악을마저 새누리당에 내주면서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됐다.

“이기는 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던 문재인 대표가 취임 후 처음 치른 선거에서 대패하면서 문 대표의 리더십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천정배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신당 창당 등 야권 내 재편 움직임과 맞물려 당내 상당한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성완종 파문으로 여권에 몰아닥친 악재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완벽한 승리'를 거둬 향후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검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긴 하지만 성완종 정국이 더 이상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여권이 역점 현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국정 과제들의 처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승패가 분명하게 엇갈린 재보선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오늘 결과는) 박근혜정부 3년차에 경제살리기에 더욱 매진하라는 격려의 뜻이자, 국민을 괴롭히는 정치공세를 지양하고 국민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는 투쟁정치를 멈추라는 뼈아픈 질책”이라고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오늘의 결과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가 미래를 확실하게 준비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패, 인사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경고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송구하다. 국민이 새정치연합에 바라는 바를 깊이 성찰하겠다”면서도 “선거 결과가 대통령 측근의 부정부패를 덮는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문 대표는 30일 오전 10시에 열릴 정책조정회의 참석할 예정이어서 재보선 참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국회 의석 분포(재적 298명)는 새누리당이 157석에서 160석으로 늘고, 새정치연합은 130석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무소속은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 등 2명에서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3명으로 늘었다.

이번 재보선 4곳 중 옛 통합진보당 의석이었던 3곳 중에서 2곳을 새누리당이, 1곳을 무소속이 가져간 셈이다.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자들은 당선과 함께 곧바로 의원 신분을 갖게 되며, 임기는 19대 국회가 종료되는 내년 5월 29일까지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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