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아이비. (사진=뉴시스)
2010년 7월 새로운 뮤지컬배우를 발견했다. 기성 가수의 재발견이기도 했다. 섹시 가수의 대명사로 통하는 아이비(31)는 당시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에서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나이트클럽 댄서 '로아레인'을 맡아 성공적인 뮤지컬배우 신고식을 치렀다.

대사가 가끔 불안정하고 노래도 아직 대중가요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 남아있었지만, 처음 뮤지컬무대에 서는 것 치고는 상당한 실력이었다. 댄스가수 출신인 만큼 춤은 수준급이었고, 뮤지컬의 특징인 과장된 연기도 관객이 어색해하지 않을 정도로 능숙하게 해냈다.

이후 지난해 재즈와 갱 문화가 발달한 1920년대 격동기 미국이 배경인 뮤지컬 '시카고'에서 애인에게 배신당하는 섹시한 매력의 '루시' 역을 맡아 뮤지컬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11월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고스트'로 차세대 뮤지컬스타 자리를 예약했다. 패트릭 스웨이즈(1952~2009)·데미 무어(51) 주연의 할리우드 판타지 멜로 '사랑과 영혼'(1990)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아이비는 무어가 연기한 몰리를 맡아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청순함을 뽐낸다.

1년 만인 13일 미니앨범 '아이 댄스(I DANCE)'를 발표한 아이비는 뮤지컬이 "내 삶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며 즐거워했다.

"지방 투어를 포함해 '시카고'에 반년 간 출연했는데 단체 생활을 통해 배운 것이 정말 많아요. 아이돌 그룹 단체생활을 하는 것 같아 재미도 있고요. 무엇보다 배려심이라는 것을 배우고 있어요. 솔로 때 몰랐던 것을 깨닫게 되면서 더 겸손해진다고 할까요."

이와 함께 가수로서 느끼는 갈등도 풀어준다. "가수는 3분 안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해소가 안 되는 부분이 분명 있거든요. 뮤지컬은 두 시간 동안 에너지를 유지해야 하다 보니 표현력이 늘어요. 가수 활동에도 도움이 되지요."

박명성(50) 대표가 이끄는 신시컴퍼니 작품에만 연달아 세 번 출연하게 됐다. 아이비와 같은 소속사였던 MC 박경림(34)이 신시컴퍼니의 또 다른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이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박 대표는 뮤지컬스타 스타 옥주현(33), 정선아(29), 박지연(25) 등을 발굴하기도 했다.

"'키스 미 케이트'는 조연이니 부담 없이 출연했는데 최정원, 남경주 선배님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박 대표님이 많이 예뻐해주는데 열심히 해서 보답을 해야죠."

'고스트'의 몰리 역을 위해 조만간 도자기 물레 돌리는 방법 등을 배워야 한다. 바쁜 스케줄이지만, 새로운 도전이 설레기만 하다. "몰리는 청순하고 진지한 역할이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키스신이나, 베드신 등이 있어 제 장점도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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