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정 문화경제팀 기자.

연극계대모 박정자와 인기드라마 ‘미생’에 출연했던 연기파 배우 강하늘의 출연만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연극 ‘해롤드&모드’. 공연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잊고 지냈던 우리의 ‘삶’과 ‘행복’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연극 ‘해롤드&모드’는 ‘한 여름밤의 꿈’ ‘연 카르마’등으로 한국 연극의 세계화를 이끌어낸 연극한류의 주역 스타연출가 양정웅이 연출을 맡아 신뢰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하면서 젊은이들의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콜린 히긴스의 소설 ‘해롤드 앤 모드’가 원작인 이 작품은 1980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선보여져 이내 프랑스와 독일을 거쳐 전 유럽을 강타하면서 재공연을 거듭하며 관객들을 중독 시킨 수작(秀作)이다.

자살을 꿈꾸며 죽음을 동경하는 19세 소년 ‘해롤드’(강하늘 분)가 유쾌하고 천진난만한 80세 할머니 ‘모드’(박정자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과 두 사람 사이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이 연극은 블랙 코미디이고 컬트 연극이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장난기 넘치며 황당할 만큼 의외의 사건들이 펼쳐지며 관객들의 웃음을 불러일으키지만 한편으로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소년과 노인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이 이야기는 단순히 흥미 유발을 위한 엽기적 러브스토리가 아니다. ‘해롤드&모드’에는 ‘죽음’이라는 테마를 다루면서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깨닫게 하고 인생의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되짚어 보게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19세 소년 해롤드가 동경하며 연이어 벌이는 자살 소동을 통해서 ‘죽음’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쇼’로 간주하고 ‘죽음의 가벼움’을 이야기하며 80세 할머니 모드가 꿈꾸는 ‘삶’을 통해서 ‘인생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해롤드와 자유분방하고 천진난만한 모드는 기존 사회의 통념, 질서나 논리의 틀을 뒤엎는 유쾌한 억지스러움을 무기로 우리의 정서를 북돋으며 안아주고 토닥여 주면서 보는 내내 아름다운 무대를 꾸민다.

연극 ‘해롤드&모드’는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무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면서 지금 현재의 ‘행복’을 무대를 통해 전하고 있다. 특히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들에게 지금의 자유가 진정한 자유가 아닌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공연으로 잔잔한 웃음과 감동이 가득하다.

(미래경제 /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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