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6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내린 이후 한 달만에 동결 조치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과 10월 0.25%포인트씩 하향 조정된 후 6개월째 동결됐다가 올해 5월 전격 인하됐다. 정부와의 정책공조 차원에서다.

하지만 두 달 연속 금리를 조정할 만큼 경제상황에 큰 변화가 없는데다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관망심리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0.8%로, 한은이 예상했던 성장 경로를 벗어나지 않았다. 5월 소비자물가도 1.0% 상승해 지난해 11월(1.6%) 이후 7개월째 1%대에서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다.

지난달 수출은 483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2% 늘었고, 무역수지는 60억3000만 달러 흑자로, 2010년 10월 이후 최대 흑자폭을 세웠다.

광공업생산은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6만5000명 늘어난 2539만8000명이었으며, 실업률은 3.0%로 0.1%포인트 낮아졌다.

박기홍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원은 "실물경기 부진이 우려될 상황은 면한 것 같다. 기준금리를 움직일만한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호주중앙은행(RBA) 등 외국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동결과 주춤한 엔저 현상도 금리 조정 가능성을 소멸시켰다는 분석이다.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금융연구실장은 "주요국의 통화정책기조 변화를 관망하고 있는 상태에서 금리를 조정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엔저라는 금융시장 교란 요인이 있긴 했지만 경제지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였다"고 진단했다.

지난달과 달리 정부와 정치권에서의 금리 인하 요구가 없었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오현석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지난달 금통위를 감안할 때 김중수 총재의 남은 임기동안 정부의 필요에 의해 금리가 움직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 달에는 정부와 정치권의 요구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더 내리진 않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다만 저성장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를 높이기 위해 3분기 중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진 않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국내외 경기의 완만한 개선세와 저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을 감안할 때 금리를 추가로 낮출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연내 동결을 점쳤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연내 통화정책를 완화할 정도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신용정책에 대한 운용의 묘를 둘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통화정책은 그대로 가되 총액한도대출을 더 늘려 새 정부의 경기부양을 지원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1%대의 낮은 물가를 감안하면 한 차례 금리를 추가로 내려도 무방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와의 정책 공조와 저물가 추세의 지속이란 측면에서는 7~8월 중 금리를 낮출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최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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