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이현우가 통의동 진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사진=미래경제DB)

가수 이현우가 가수라는 직업을 잠시 내려놓고 화가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진화랑에서 ‘하트 블로섬 팜(Heart Blossom Farm)’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첫 개인전을 18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연다.

이현우는 중2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카네기멜런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다가 중퇴하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학교 오티스 미술대학을 나왔다.

진화랑에서 만난 이현우는 1991년 가수로 데뷔한 이후 노래를 부르면서도, 음악을 하면서도 붓은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림, 안 그릴 수가 없었어요.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잖아요. 머릿속에 왔다 갔다 하는 이미지들, 나이가 들면서 잊어버릴 수 있는 것들을 색깔로 기록해 놓고 싶었어요. 붓을 놓지 않은 이유 또한 예전부터 그림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어요. 다른 전시도 많이 보고, 미술계 흐름을 어느 정도 꿰고 있었죠. 자만일 수도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 화제가 되는 그림 보면 고만고만한 것 같기도 해요. 솔직히 만만해 보이기도 하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욕을 먹더라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는 가시를 가진 하트 즉 ‘가시꽃 하트’를 그린다. 하트를 소재로 시작한 시기는 2007년부터다. 그전부터 끊임없이 다양한 그림의 소재를 찾았지만 이미 누군가가 다 하고 있다는 이유로 접었다.

“같은 이미지를 오랫동안 변형하면서 진화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언제 어디서나 누구 봐도 인식할 수 있는 소재를 찾다 보니 하트만한 게 없더라고요. 하트 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많지만 가시가 돋친 하트는 특이하지 않나요? 하트에 가시가 있다고 해도 그 자체만으로 연약하죠. 어떻게 보면 그게 최선의 희생이기에 슬프기도 해요.”

그는 질감을 나타내는 두꺼운 작업보다 깔끔하면서 옅은 작업을 좋아한다고 했다. 때문에 오일보다 아크릴을 위주로 사용한다. 그동안 크레용 작업도 많이 했다는 그는 “옅은 물을 많이 섞어서 여러 번 칠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가시꽃 하트는 상처를 많이 받은 제 마음과 같죠. 상처 없이 지내는 사람은 없을꺼에요. 그 의미도 다 다르죠. 성공의 의미, 행복의 의미 등 의미들은 계속 바뀌어 가는 것 같아요. 우리는 사랑을 하면서 그 사랑에 열광을 하지만 결국 많은 부분은 아픔과 슬픔이 차지하죠.”

그는 기존 미술계에 진입한다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며 “욕을 먹어도 제가 표현하고 싶고 담아내기 위한 것들이 있기에 많은 사람이 내 그림을 봐준다는 것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고 머쓱한 웃음을 보였다.

(미래경제 /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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