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증권 광산지점 이홍규 지점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자 골프선수라고 하면 최경주 선수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최경주 선수를 제외하고도 PGA 투어에서 우승한 이로 양용은 선수가 있다. 최경주의 그늘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일반인에게 덜 알려진 그는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에 역전승하며 아시아 남자 골프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건 단지 게임일 뿐이다. 타이거 우즈가 나를 때리는 것도 아니다. 즐겁게 플레이를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직후 그가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제주도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골프연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공을 줍는 일로 처음 골프세계에 입문한 그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이기고 최정상에 선 것이다.

골프의 변방 출신이 골프황제와 단둘이 라운딩을 하는 상황에서 양용은 선수는 “이건 단지 게임일 뿐”이라고 생각했고 “즐겁게 플레이하면 된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스포츠 경기 도중에 긴장감으로 인해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축구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힘이 많이 들어간 공격수는 어이없는 공중볼로 득점의 기회를 날려버리기도 하고, 유명한 피겨선수들도 트리플 악셀 이후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또한 수능시험장에서 시험지를 받아 든 수험생이 압박감과 긴장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힘이 많이 들어갔다는 것은 긴장했다는 것이고 그것은 스스로 실력 발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태임을 뜻한다.

주식투자는 많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요구하는 작업이다. 다만 그 긴장 속에서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헤아려야 할 것을 헤아리지 못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듯 그 긴장감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명징한 마음가짐과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

시장이라는 거대한 상대와 겨루고 있는 투자자는 스스로를 동정하거나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일체의 압박감과 긴장을 떨쳐내고 더 나아가 냉정한 관찰자의 시선을 유지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주식투자라는 이 비정한 세계에서의 승리를 담보하는 가장 적절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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